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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적자도, 팬 이탈도 감수? LG-두산 6년 떠돌이 절대 쉬운 일 아니다[SC핫이슈]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9-18 22:04 | 최종수정 2023-09-19 00:07


100억 적자도, 팬 이탈도 감수? LG-두산 6년 떠돌이 절대 쉬운 일…
잠실구장 관중석 풍경. 스포츠조선DB

100억 적자도, 팬 이탈도 감수? LG-두산 6년 떠돌이 절대 쉬운 일…
잠실구장 전경. 스포츠조선DB

100억 적자도, 팬 이탈도 감수? LG-두산 6년 떠돌이 절대 쉬운 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 돔 야구장 스카이박스에서 아눅 카루나라트네 토론토 블루제이스 부사장으로부터 시설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서울시가 새 잠실 돔구장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서울을 연고로 프로 야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2개팀이 난관에 부딪혔다.

서울시는 18일 잠실 돔구장(가칭)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종합운동장 내 야구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폐쇄형 신축 돔구장을 짓는 것이 골자다. 서울시에 따르면 경기장은 국제 경기 유치가 가능한 3만석 이상으로 지어지며 호텔, 레스토랑 등 부대 시설이 함께 마련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캐나다 토론토에 위치한 메이저리그 야구단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 구장인 로저스센터를 직접 방문하고 시찰했다. 컨벤션 센터를 포함해 현 종합운동장 부지가 복합 문화 센터로 거듭나고, 그 중심에 신축 돔구장이 있다.

예상 공사 기간은 2027년 1월부터 2031년말까지다. 하지만 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현재 종합운동장 야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2026시즌부터 구장을 비워줘야 한다. 두팀은 2016시즌부터 2031시즌까지 총 6시즌 동안 잠실 야구장이 아닌 곳에서 경기 일정을 치러야 할 상황에 놓였다.

프로 구단 운영에 있어서 6년, 그것도 시즌이 사실상 봄, 여름, 가을 3계절 전체인 야구단에게 6년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다. 구단 운영의 전체 방향과 틀이 수 차례 바뀔 수 있는 기간이다. 하지만 임대 구장을 사용해야 하는 현실에서 이사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간 서울시와 KBO 그리고 LG와 두산이 신구장 이전 그리고 임시 구장 활용과 관련해 논의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구단들은 현재 야구장 바로 옆에 위치해있는 잠실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서 임시 구장으로 사용하기를 희망하지만, 서울시가 종합운동장 전체적으로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관중 안전 문제를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때문에 LG와 두산이 고척스카이돔, 목동야구장, 수원 KT위즈파크, 인천 SSG랜더스필드 등 수도권 내에 위치한 타 구장을 임시로 함께 사용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대안으로 떠오르는 방안 모두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고척돔은 이미 키움 히어로즈가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LG, 두산 2개팀 중 한팀만 추가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또다른 팀은 다른 구장을 찾아야 하는데, 목동구장은 시설이나 구장 환경이 너무나 열악하다. 현재도 원래 목적인 아마추어 전용 구장으로만 사용되고 있고, 과거 히어로즈가 홈 구장으로 쓸 때도 문제가 됐던 소음 문제 등으로 야간 경기에 적합하지 않다. 낙후된 정도를 봤을때 프로 구단이 쓰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야 가능하다. 수원이나 인천 구장도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재 연고지가 서울시인 LG, 두산 두팀에게는 아무리 가까운 수도권 지역이라고 해도 홈을 멀리 벗어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대단한 열정이 있는 팬들이 아니고서야 기존 거주지를 멀리 벗어나는 지역을 자주 방문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더군다나 6년은 대단히 긴 시간이다. 열혈 충성팬들을 제외하고는 기존 팬층 자체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수익 문제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잠실구장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두 팀의 현재 1년 예산과 수입은 모두 홈 구장의 과거 평균과 맞춰서 계산된다. 잠실보다 적은 구장, 혹은 멀리 이동해야 하는 구장을 임시로 사용한다면 당연히 수익도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될 것이다. 1년 손실이 최소 수십억원 혹은 100억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 이를 6년 누적치로 환산하면 손실은 엄청나게 커진다.


그렇다고 해서 이 구장들 외에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고척돔은 '반쪽짜리 돔구장'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고, 서울시 내에 프로 야구단이 경기를 치를만 한 그 외 구장은 0개다. KBO와 LG, 두산은 서울시와 계속 협의를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잠실 주경기장 리모델링이 가장 이상적인 방안인데, 부정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안전 문제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또 리모델링은 어느정도 수준에서 가능한지 합의점을 찾아나가야 한다. 아직 먼 미래갔지만, 또 가까운 앞날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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