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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투타 겸업 신화가 결국 3시즌 만에 막을 내리는가.
오타니는 이날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등판해 2회 투구 도중 오른팔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강판했다. 이때만 해도 팔이 피곤한 상태(arm fatigue)라고만 했다. 그러나 곧바로 받은 MRI 검진에서 UCL(ulnar collateral ligament), 즉 내측측부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오른쪽 팔꿈치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지난 2018년 시즌을 마치고 토미존 서저리(TJS)를 받은 부위다. 현재로서는 그가 TJS를 또 받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만약 수술 소견이 나온다면 투수 오타니에게는 치명적이다. TJS를 두 차례 받을 경우 재기 확률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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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com은 이날 오타니의 부상 소식을 전하며 '올해 말 FA가 되는 오타니에게 이번 부상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을 앞두고 최악의 시점에서 나왔다. 두 번째 TJS를 받는다면 첫 번째 수술보다 재기 확률이 확 떨어지기 때문에 그는 내년은 물론 그 이후 더 오랫동안 마운드에 설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의 가치는 치명적 손상을 입는다'고 내다봤다.
언제 다시 피칭을 할 수 있을 지 알 수 없으니, 투타 겸업이라는 전무후무한 재능을 실행에 옮겨온 오타니가 '평범한' 홈런 타자로 남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오타니는 투타 겸업을 본격화한 2021년 만장일치로 AL MVP에 등극했고, 지난해에는 사상 첫 규정타석-규정이닝 동시 달성이라는 업적을 내며 신화를 이어갔다. 그리고 3년째인 올시즌에는 50홈런-200탈삼진 페이스로 MVP를 예약한 상황이었다.
오타니의 투타 겸업에 대해 일본내 선수 출신의 일부 전문가들은 언젠가는 치명적 한계에 부딪힐테니 하나에 집중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대부분 타자보다는 투수 오타니의 능력을 높이 본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제는 반대로 타자 오타니로 롱런할 공산이 커졌다. 물론 투타 겸업 때문에 팔꿈치 부상이 도졌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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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달러에서 시작된 예측치는 이번 여름 오타니가 투타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을 듯하자 7억달러선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마이애미 말린스 사장을 데이빗 샘슨은 지난 2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오타니와 계약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는 그가 투수와 타자 2가지 역할을 한다는 점"이라며 "일반적으로 페이롤의 20%를 선수 한 명에게 주면 문제가 있다. 그러나 오타니는 연봉 2500만달러짜리 선수 2명 역할을 하는 것이니 5000만달러가 합리적이다. 그는 1선발이고 중심타자"라고 했다.
계약기간이 10년이라면 최소 5억달러는 된다는 설명이다.
ESPN이 지난 5월 전문가 26인을 대상으로 오타니의 몸값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총액 5억달러 미만이 6명, 5억~5억4900만달러가 14명, 5억5000만달러 이상 6명이었다. 당시 26명 중 예측치 최대 규모는 11년 6억500만달러(연평균 5500만달러)였다.
더 나아가 ESPN은 지난 15일 오타니의 FA 계약 규모를 전망하는 기사에서 11년 6억2400만달러를 적정치라고 주장했다. 타자로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트레이 터너(11년 3억달러), 투수로는 뉴욕 양키스 게릿 콜(9년 3억2400만달러)과 활약상이 각각 비슷하니 두 선수의 총액을 합쳐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천문학적 액수를 놓고 흥미롭게 벌이진 예측 경쟁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 올해 말 FA 시장이 오타니 부상 때문에 요동치게 생겼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