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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후반기 팀 타율 1위이자 유일한 3할 타율 팀, 삼성 라이온즈의 마지막 퍼즐 오재일까지 살아날 조짐이다.
최채흥의 전역 후 9경기 만의 첫 퀄리티스타트 호투와 구자욱의 생애 첫 그랜드슬램에도 아쉽게 5대6으로 역전패 한 전날 19일에 승리했다면 3연전 스윕도 가능했다.
3회초 88분간의 우천 중단 뒤 재개된 경기.
삼성은 초조했다. 4회 강민호의 솔로포로 1-0 리드를 잡았지만 원태인의 조기강판으로 3회 1사 후부터 일찌감치 불펜 가동을 시작한 터.
KIA는 양현종 대체 선발 2년 차 황동하가 우천중단 이후에도 계속 마운드에 올라 5회까지도 버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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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으로 앞선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자마자 KIA 선발 황동하의 초구 높은 직구(140km)를 거침 없이 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120m 비거리의 장쾌한 홈런포. 6월 10일 대구 롯데전 이후 71일 만에 맛 본 짜릿한 손 맛이었다.
최근 직구에 타이밍이 늦으며 뒤로 가는 파울이 많았던 터. 좋았을 때 해법을 찾은 듯 전성기 오재일 스윙 그대로 가볍게 돌았다.
누구보다 이 홈런을 반긴 선수는 오재일 후임 캡틴 구자욱이었다.
직접 마중나가 진한 포옹으로 홈런을 친 선배를 안아주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진심으로 위로했다.
"마음고생하고 있는데 도움이 못 되는 것 같아서 후배로서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지금도 남아서 훈련 엄청 열심히 준비하고 계시는 데 잘 안 풀리는 것 같아서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17일 대구 LG전 수훈선수였던 구자욱이 밝힌 오재일에 대한 마음.
오재일은 최근 불치하문을 실천하고 있다. 절정의 타격감으로 3경기 연속 홈런에 만루홈런까지 친 구자욱과 타격에 대해 자주 소통한다.
현역 시절 최고의 중거리타자였던 '적토마' 이병규 수석코치에게 전수받은 비법으로 승승장구 하는 구자욱. 오재일 선배와도 나눈다.
전날 만루홈런을 친 구자욱에게 오재일이 축하하며 구종을 묻는 장면도 포착됐다. 그만큼 오재일의 부활 의지는 절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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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과 타격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 오재일은 3-3 동점을 허용한 직후 6회말 무사 1루에 전상현의 142㎞ 직구를 다시 정타로 만들며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이후 김현준의 적시 3루타 때 홈까지 밟으며 팀의 5득점 째.
가벼운 스윙 속에 타이밍을 서서히 되찾아 가는 모습.
김현준 김성윤 구자욱의 1~3번이 무서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삼성 타선. 오재일이 피렐라와 함께 뒤에서 해결사로 장타를 터뜨리면 엄청난 화력을 자랑할 수 있게 된다. 불펜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한방을 갖춘 타자. 오재일이 깨어나고 있다. 그 뒤에 구자욱이, 더 뒤에는 이병규 수석코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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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