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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존 수술→가정폭력→1년반 공백→이물질 사용' 논란 이겨낸 악마의 재능…ML 역사상 24번뿐인 대기록의 주인공
헤르만은 9이닝 동안 안타와 사사구를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27명의 오클랜드 타자 중 단 한명도 1루를 밟지 못했다. 시즌 5승(5패)이다.
MLB 사무국이 인정하는 최초의 퍼펙트게임은 1880년 리 리치먼드의 워체스터 루비렉스가 신시내티 블루스를 상대로 1대0 승리를 거둔 것이다. 헤르만은 리치먼드 포함 총 24번째 퍼펙트게임으로 기록된다.
다만 이날 헤르만은 투구수 99개, 삼진 9개로 퍼펙트게임을 기록했다. 100구 미만 퍼펙트게임은 2012년 4월 22일 필립 험버 이후 처음이다. 험버는 2015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단 3승(3패)에 그쳤던 투수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이 16승에 불과한데, 그중 1승이 바로 퍼펙트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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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적 직후 토미존(팔꿈치 내측인대 접합수술)을 받았고, 긴 재활이 시작됐다. 2015년 한 방출(논텐더)됐다가 다시 양키스로 복귀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구위 하나는 인정받는 투수였다.
2017년 빅리그에 첫 콜업됐고, 2019년에는 27경기(선발 24) 143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18승4패를 기록, 말그대로 포텐이 터졌다. 평균자책점은 4.03에 그쳤지만, 승운이 따르는 투수라는 비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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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시즌 6월 복귀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리그가 혼란에 빠지면서 한 해를 통째로 날렸다. 야구인생에 회의를 느낀 듯 SNS를 통해 은퇴를 선언했다가 번복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2021년초에는 문제의 폭력 논란으로 인해 양키스 동료들이 복귀를 반대했다. 많은 노력 끝에 가까스로 복귀했다. 그런데 이해는 또 치아에 문제가 생기며 7월 이후 경기에 뛰지 못했다. 최종 성적은 4승5패 98⅓이닝 평균자책점 4.58. 지난해에도 아주 인상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2023년에는 새롭게 영입된 FA 투수 카를로스 로돈에게 등번호를 내주는 굴욕도 당했다. 연봉 조정을 거쳤음에도 260만 달러의 초라한 연봉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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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게임 직전 6월 17일 보스턴 레드삭스전(2이닝 7실점), 22일 시애틀 매리너스전(3⅓이닝 10실점 8자책)에 잇따라 크게 무너졌던 헤르만이다. 우여곡절도 많고, 인생 대역전도 여러번 이뤄낸 헤르만이지만, 이번 퍼펙트게임은 스스로에게도 어안이 벙벙할 만한 일은 틀림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