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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60홈런, 꿈이 아니다.
9회말 5-9로 뒤진 에인절스는 2사후 마이크 트라웃이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화이트삭스 우완 켄달 그레이브먼을 상대로 볼카운트 1B2S에서 5구째 86.9마일 슬라이더가 한복판 낮은 코스로 꺾여 들어오자 그대로 밀어때려 좌중간 쪽으로 날려보냈다.
발사각 27도에 타구속도 111.3마일로 날아간 공은 좌중간 담장 너머 438피트 지점에 떨어졌다. 좌타자가 좌중간 방향으로 장타를 날리면 타격감이 '절정'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오타니의 6월 타법은 결대로 끌어당기고 밀어칠 뿐 스윙이 절대 크지 않다. 6월 타율 0.392, OPS 1.415가 오타니의 타격감을 말해준다.
경기 후 트라웃은 "정말 엄청난 6월이다. 이런 월간 활약을 본 일이 없다. 앞으로 볼 수 없는 활약이다. 난 매일 그것을 직접 목격하고 있다. 정말 특별하다"며 감탄을 쏟아냈고,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도 "그는 매일 우리 앞에 모든 기록들을 쏟아내며 놀라게 하고 있다. 오타니는 그런 천재적인 선수고, 우리는 재밌게 보고 있다"고 했다.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2볼넷을 올린 오타니는 시즌 타율 0.309(314타수 97안타), 29홈런, 66타점, 58득점, 209루타, 출루율 0.392, 장타율 0.666, OPS 1.058, 11도루를 마크했다. 양 리그를 합쳐 홈런, 타점, 장타율, OPS, 루타, 49장타 등 타격 6개 부문 1위를 유지했다.
전체 홈런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맷 올슨(26개)과의 격차를 3개로 벌렸고, AL 홈런 2위 화이트삭스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23개)는 6개차로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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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본격화되는 7월 이후 페이스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6월 컨디션을 잃지 않는다면 60홈런도 가능권이다. 그러나 섣불리 예상할 수는 없다. 오타니는 46홈런을 날린 2021년 팀이 치른 83경기에서 31홈런을 때렸으나, 이후 페이스가 떨어져 79경기에서 15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수립한 다른 거포들이 팀의 83경기 기준으로 몇 개의 홈런을 쳤는지 보자.
작년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는 30홈런을 날려 올해 오타니보다 불과 1개를 더 쳤다. 저지는 이후 79경기에서 32홈런을 보태 AL 한 시즌 홈런 최다기록을 세우며 생애 첫 MVP에 올랐다. 후반기에 더욱 많은 홈런을 몰아친 덕분이다.
2001년 배리 본즈(73개)는 39개, 1998년 마크 맥과이어(70개)는 37개, 1961년 로저 매리스(61개)는 33개, 1927년 베이브 루스(60개)는 30개를 터뜨렸다. 역사적인 레전드들의 83경기 기준 홈런수와 비교하면 오타니가 약간 부족한 느낌이기는 하나, 앞으로 행보를 흥미롭게 지켜볼 필요는 있다.
오타니와 트라웃(5타수 3안타)의 맹타에도 불구, 에인절스는 선발 패트릭 산도발이 5이닝 8안타 7실점으로 무너진데다 9회 등판한 제이콥 웹이 추가 2실점하는 바람에 7대9로 무릎을 꿇었다. 2연패를 당해 44승39패를 마크한 에인절스는 AL 서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5위를 기록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