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년만의 다시 도전. 선수에게도 팀에게도 중요한 시기가 찾아왔다.
지난 13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부터 불펜에서 대기한 문승원은 두 차례 불펜으로 등판했다. 13일 경기에서는 6회초에 등판해 연속 장타를 허용하며 실점했고, 수비 실책까지 겹치는 불운이 있었다.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1실점 후 다시 내려왔다. 이튿날에는 경기가 무려 12회까지 가는 바람에 문승원이 마지막 투수로 2이닝을 던졌다. 2이닝 동안 3안타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문승원은 과거에도 불펜 경험이 있다. 지난해에도 후반기에 복귀해 뒷문을 맡았었다. 물론 상황은 다르다. 작년에는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마친 후 1군에 돌아왔고, 이닝과 투구수 관리 차원 그리고 불펜이 아쉬운 팀 사정에 따라 불펜 투수로 등판했다. 페이스가 가장 좋았을 때는 마무리 역할까지 했다. 올해는 선발로 시즌을 준비했지만 팀내 사정상 다시 뒤로 보직을 옮기게 됐다. SSG는 마무리 서진용을 중심으로 백승건 고효준 노경은 등이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하고 있는데, 여기에 문승원도 합류한 셈이다.
사실 보직 이동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특히 지난해 마무리를 맡았을 때는 결과가 좋지 않을 때마다 마음고생도 많았다. 하지만 코칭스태프는 문승원을 여전히 강하게 신뢰하고 있다.
조웅천 투수코치는 "지난 주말 등판은 적응 기간이었다. 그런데 어려운 상황에서 내보내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못 던진게 아니다"라고 감싸며 "작년에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이제는 좀 내려놓았다고 이야기 하더라. 지금의 마음가짐과 지금의 구위로 충분히 힘든 상황에서도 통할 수 있으니 스스로를 믿고 던졌으면 좋겠다"고 힘을 불어넣었다.
불펜 투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조 코치는 "불펜 투수들은 혹시 나쁜 경기를 하더라도 다음날 빨리 잊는 게 중요하다. 다음날 다시 나가서 타자와의 승부만 생각해야 한다. 승원이도 조금만 적응하면 잘할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