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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초반에 제구가 잡히지 않았는데, 유강남 덕분에 잘 넘겼다. 내 느낌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서 기쁘다."
부산의 '털보에이스'답지 않게 시즌 첫승이다. 그답지 않은 슬럼프가 길었다. 4월 5경기에서 21⅔이닝 투구에 그쳤다. 평균자책점도 5.82에 달했다.
이번주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터닝포인트를 마련했다. 4안타 3볼넷을 내줬지만 고비마다 삼진(6개)을 잡아내며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스트레일리는 "전보다 스트라이크를 더 많이 던짐으로써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구속도 최고 147㎞까지 올라왔고, 전보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다. 하지만 우천취소로 인한 휴식기간에 특별히 다른 훈련을 하거나 휴식을 취한 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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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도중 스트레일리가 유강남의 사인을 수차례 거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유를 물으니 스트레일리는 파안대소했다.
"나는 커터를 던지려고 하는데, 내가 자주 던지는 구종이 아니다. 그러니까 유강남 생각에는 맨 뒤에 있는 옵션이었던 거다. 내가 던지는 구종들을 하나하나 접다보니까 아마 카메라에 그렇게 보인 것 같다. 유강남과는 정말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
수원 원정경기였지만, 원정응원석 3층까지 꽉 채울 만큼 많은 롯데팬이 현장을 찾았다. 마운드를 내려오는 스트레일리를 향해 폭발적인 환호와 함성, 연호가 쏟아졌다. 한국 생활 첫 2년을 '무관중' 시대로 보냈던 스트레일리에겐 정말 특별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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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스트레일리는 자신의 역할을 했지만, 팀은 매번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올해는 다를까.
"젊은 선수들도, FA로 영입한 선수들도, 기존 선수들도 잘해주고 있다. 요즘은 정말 우리 팀에 '프로세스'가 진행된다는 걸 느낀다. 몇년간 해왔던 노력들이 결과로 나오고 있고, 그 일원이라는 게 기쁘다. 개인적인 성공은 의미가 없다. 올해 정말 우리 팀이 어떤 결과를 낼지, 나도 기대된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