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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BO리그도 이제 '파이어볼러'라고 당당히 부를 수 있는 선발투수 2명을 보유하게 됐다.
안우진과 문동주, 두 영건이 한국야구의 10년 이상 미래를 ?어지고 나갈 강속구 라이벌로 새 시대를 열었다는데 이날 문동주 구속의 의미를 둘 수 있다.
올시즌 최고 구속은 문동주가 세웠지만, 평균 구속은 안우진이 앞선다. 직구 평균 구속이 안우진은 154.4㎞로 문동주의 152.7㎞보다 약 1.7㎞가 빠르다. 직구 구사 비율은 안우진이 49.8%, 문동주가 50.0%로 비슷한 수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50㎞ 이상의 평균 구속을 나타냈던 KIA 이의리와 두산 곽 빈은 각각 147.2㎞, 147.7㎞로 나타나고 있다. WBC에서 둘은 중간투수, 즉 짧은 이닝을 전력으로 던질 수 있는 보직을 맡아 선발로 던질 때와는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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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은 빠른 공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도 최고 150㎞, 평균 143.5㎞에 이를 정도로 스피드와 꺾이는 폭에서 으뜸을 자랑한다. 여기에 130㎞ 안팎의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 타이밍을 능숙하게 빼앗는다. 안우진은 강속구와 3가지 레퍼토리의 변화구, 그리고 안정적인 제구력을 앞세워 탈삼진 유형의 투수로 자리잡았다.
안우진은 올시즌 2경기에서 13이닝을 던져 24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9이닝 평균 16.62개 꼴이다. 상대한 타자 48명의 절반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에 비해 문동주는 전형적인 '닥터 K'는 아니다. 2경기에서 11이닝을 던져 1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9이닝 평균 9개 꼴이 안 된다. 40타자를 상대했으니 탈삼진 비율은 25%다. 문동주의 레퍼토리는 안우진과 같다. 다만 커브를 슬라이더보다 2배 가까이 많이 던진다.
두 선수의 평균 구속을 메이저리그에 대입하면 어느 정도 위치일까. 마일(mile)로 환산하면 안우진은 평균 95.9마일, 문동주는 94.9마일이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올해 2차례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 147명 중 안우진의 구속은 19위, 문동주는 33위에 해당한다. 두 투수가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라고 쳐도 구속은 상위권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달 WBC에서 한국 투수들의 직구 평균 구속은 90.64마일로 참가 20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16위였다. 일본이 95.38마일로 도미니카공화국(95.74마일)에 이어 2위의 스피드를 뽐낸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현대 야구는 힘의 야구다. 투수는 빠른 공, 타자는 강한 타구를 지향하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그렇고 NPB도 그렇다.
안우진과 문동주의 구속 경쟁을 단순히 흥밋거리로만 봐서는 안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