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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호주만 이겼더라면 어땠을까. 아니, 반드시 이겼어야 했다. '한'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다. 이강철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이 예상했던대로, 호주전이 운명을 갈랐다.
그렇다면 한국 대표팀이 노릴 수 있는 최소한의 위치는 조 2위. 그러기 위해서는 체코, 중국보다 상대적으로 더 강한 호주를 경계하는 게 필수였다. 호주는 이번 대회에 미국 마이너리그, 호주프로야구 ABL에서 뛰는 선수들로 대부분 엔트리를 꾸렸다. LA 에인절스 소속인 애런 화이트필드 정도를 제외하면 40인 로스터에 드는 선수가 없다.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건강 문제, 팀의 반대 등으로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더욱 호주전 올인을 외쳤는데, 첫 경기에서 호주에 7대8로 진 여파가 너무 컸다. 한국은 호주 선발 투수와 두번째 투수 공략에 실패하면서 4회까지 1점도 뽑지 못했고 선취점을 뺏기며 쫓기는 경기를 했다. 경기 중반 4-2로 뒤집었지만, 후반 불펜이 무너졌다. 결국 1점 차 패배였다.
이제 이 모든 가정은 부질이 없다. 한국 대표팀은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최근 몇년간 열린 국제 대회 마다 첫 경기에서 지거나, 고전하는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상대가 약체이든, 강팀이든 상관 없이 졸전이 이어졌다. 여기서 말하는 '고전'이란, 선수들이 원래 가지고 있는 경기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 컨디션이 늦게 올라오고, 지나친 긴장을 하기도 한다는 뜻이다.
국제 대회의 조건은 다른 모든 참가국이 동등하다. 유독 한국 대표팀이 첫 단추부터 잘못 꿰는 것은 작전을 다르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연령 제한이 있지만 한국은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APBC로 이어지는 국제 대회 일정이 잡혀있다. 20대 초반 젊은 선수들이 중심이 돼 나가는 만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도쿄(일본)=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