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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범경기에서 LA 다저스 팬들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럭스는 "너무 실망스럽다. 많은 시간을 들여 훈련하고 클럽하우스 동료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가장 힘든 건 필드에 나가서 뛸 수 없다는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부상 상황에 대해 그는 "이상하게도 정말 피하기 힘들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송구할 때 얼굴을 들이밀었어야 했나 보다. 방법이 없다. 재활 열심히 해서 오겠다"고 했다.
팀내 최고 유망주 출신인 럭스는 올해 주전 유격수로 나설 예정이었다. 다저스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은 "올해 포텐을 터뜨릴 선수로 럭스를 꼽는다"고 했을 정도로 동료들의 절대적 믿음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던 선수다.
2016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한 럭스는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백업 내야수로 뛰다 지난해 주전 2루수를 맡아 타율 0.276, 6홈런, 42타점, 66득점, OPS 0.745를 마크하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지난 오프시즌에는 송구에 필요한 팔힘과 파워 히팅을 위해 근육 위주로 체중을 9㎏을 늘렸다. 거의 매일 다저스타디움에 나가 훈련을 했다. 이에 대한 로버츠 감독의 대답은 "주전 유격수 낙점"이었다.
다저스 유격수는 이제 미구엘 로하스가 맡는다. 지난 1월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베테랑 유격수다. 지난해에는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6, 6홈런, 36타점을 기록했다. 2014년 다저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수비형 유격수에 가깝다.
로하스는 "첫 번째로 든 생각은 개빈이 무척 아프겠구나였다. 주전 유격수가 되기 위해 시즌 준비에 온 힘을 기울인 전도유망한 선수인데, 팀으로서도 큰 부분을 잃었다"며 아쉬워했다.
다저스에게 문제는 럭스를 잃으면서 유격수 자리가 불안해졌다는 것이다. 이제는 로하스가 주전, 크리스 테일러가 백업을 맡는 구조가 됐다. MLB.com은 '유격수는 다저스가 주전을 잃을 여유가 없는 포지션이었다. 추가적인 보강이 없다면 앞으로 6개월 동안 맞딱뜨려야 할 문제다. 럭스는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만약 다저스가 1년 전 코리 시거 혹은 이번 오프시즌서 트레이 터너를 잡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거는 그렇다 쳐도 터너를 별다른 오퍼도 없이 떠내보낸 건 중장기적 계획 때문이었다. 올해 말 FA 시장에 나오는 오타니 쇼헤이를 영입하기 위해 재정을 아낄 필요가 있었다.
이번 FA 시장에서 다저스가 쓴 돈은 클레이튼 커쇼 재계약, 선발 노아 신더가드와 지명타자 JD 마르티네스 영입 등 5220만달러에 불과하다. 터너를 비롯해 저스틴 터너, 타일러 앤더슨, 앤드류 히니, 크리스 마틴, 토미 칸레, 조이 갈로, 크레이그 킴브렐 등 내부 FA를 거의 잡지 않았다.
덕분에 올해 페이롤이 지난해보다 5000만달러 정도 줄게 됐다. 어쩌면 사치세를 내지 않아도 될 지 모른다. 공교롭게도 오타니가 FA 계약을 할 경우 예상 평균연봉은 5000만달러다. '오타니 프로젝트'를 위해 다저스는 올해 지구 타이틀을 포기해도 좋다는 입장인 것 같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