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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예나 지금이나 구단을 이기는 선수는 없다지만, 실력이 있다면 '완벽한 갑'의 위치에 선다.
ESPN, MLB.com,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 등 현지 언론들은 27일(한국시각) '스타 3루수 매니 마차도와 샌디에이고가 11년 3억5000만달러의 연장계약에 합희했다'며 '이 계약은 올해부터 발효돼 마차도의 나이가 41세가 되는 2033년까지 해당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마차도는 2019년 2월 샌디에이고와 10년 3억달러에 FA 계약을 맺을 때 '5시즌 경과 후 옵트아웃' 조항을 설정했다. 올해가 계약 5번째 시즌이다. 기존 계약에서는 매년 3000만달러의 연봉을 받기로 했기 때문에 마차도는 올해를 포함해 6년 1억8000만달러가 남은 상태에서 계약을 새롭게 셈이 된다.
마차도와 샌디에이고는 이달 들어 연장계약 협상을 본격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마차도가 지난 17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연장계약 조건을 요청하자 샌디에이고는 기존 계약에 붙여 2029~2033년까지 5년 1억500만달러를 제시했다. 그러니까 기존 계약의 잔여 6년 1억8000만달러와 합치면 11년 2억8500만달러 규모가 된다. AAV가 2590만달러다.
마차도가 받아들일 리 없었다. 결국 옵트아웃이라는 '무기'를 앞세워 이번에 총액 6500만달러(약 854억원), 연평균 590만달러를 더 받아낸 셈이다.
마차도가 이처럼 자신의 요구를 자신있게 관철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성적과 내구성이다. 지난해 15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 32홈런, 102타점, OPS 0.898을 올리며 MVP 투표 2위를 차지했다. 또 올해 만 30세인 마차도는 최근 8년 동안 한 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적 없이 풀타임을 소화했다.
마차도의 이번 계약은 규모 면에서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12년 4억2650만달러), LA 다저스 무키 베츠(12년 3억6500만달러),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9년 3억6000만달러)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FA 계약을 제외하면 트라웃, 베츠에 이어 3위다.
마차도는 이날 피오리아스타디움에 나타나 현지 언론들의 질문 세례에 "오늘 참 좋은 날이다. 하지만 며칠 뒤에는 더 좋은 날이 온다"면서 "구단이 이곳에 온 첫 날부터 날 믿어줘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바라건대 우리는 이곳을 우리 집으로 만들려고 한다. 커리어를 이곳에서 마치고 명예의 전당에 이 모자를 쓰고 갈 수 있게 돼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