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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한일전 비상!' 이러다 한국 응원단 1명도 못간다[SC핫포커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3-02-20 20:51 | 최종수정 2023-02-21 12:42


'WBC 한일전 비상!' 이러다 한국 응원단 1명도 못간다[SC핫포커스]
2013년 WBC 당시 대만 타이중을 찾은 한국 응원단의 모습.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러다 한일전이 100% 일본 응원단으로만 채워질 위기에 놓였다.

6년만에 돌아온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다음달 개막한다. 모처럼 열리는 큰 규모의 국제 야구 대회인데다, 여러 국가들이 올스타급 엔트리를 구성하면서 팬들의 관심이 높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정후, 박병호, 김광현 등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총출동 한다.

하지만 국내 팬들은 WBC 티켓을 구매할 수 없다. 한국 대표팀은 다음달 9일부터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본선 1라운드 4경기를 치르고, 1라운드를 통과하면 도쿄돔에서 A조 1,2위팀 중 한팀과 8강전(준준결승)을 치른다. 도쿄돔에서 최대 5경기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WBC 공식 홈페이지 티켓 예약 사이트에 접속하면, 접속 불가 링크가 뜬다. 한국 IP 주소로는 티켓을 구매할 수 없게끔 판매를 사실상 막아놓은 셈이다. 도쿄라운드의 주최지인 일본에서의 결정이다.

반면 한국에서 대만라운드의 티켓은 예매가 정상적으로 가능하다. 실시간 잔여 좌석 현황도 체크하고, 구매할 수 있다.

일본에서의 WBC 티켓 판매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다. 풀패키지, 원데이 패키지 등의 티켓을 판매했는데, 문제는 경기당 예매가 아닌 '하루권'이라는 사실이다. WBC 도쿄 1라운드 첫날인 3월 9일에는 낮 12시(현지시각)에 호주-한국전, 오후 7시에 중국-일본전이 열린다. '9일 티켓'을 구매하면, 이 두 경기를 모두 볼 수 있는 티켓인 셈이다.

도쿄에서 열리는 대회인만큼 일본 자국 팬들이 많이 방문할텐데, 호주-한국전은 티켓을 구매했어도 굳이 찾지 않을 확률이 더 높다. 저녁에 열리는 중국-일본전에 초점이 맞춰져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호주-한국전은 관중석이 상당수 빈 채로 치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WBC 한일전 비상!' 이러다 한국 응원단 1명도 못간다[SC핫포커스]
한국에서는 정상 접속이 불가능한 도쿄라운드 예매 페이지.

'WBC 한일전 비상!' 이러다 한국 응원단 1명도 못간다[SC핫포커스]
한국에서도 티켓 구매가 가능한 대만라운드 예매 페이지.
일본 내에서도 최고 관심 매치인 한일전의 경우, 거의 100% 일본 응원단이 자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리 구입한 일본에서 거주 중인 일부 한인들, 재일교포 등을 제외하면 한국 원정 응원단이 티켓을 구매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일본의 티켓 '리셀' 사이트에서 티켓이 올라와있지만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구매가 쉽지 않다.

KBO에서도 NPB에 '우리 원정 응원단을 위해 좌석 블럭을 내어줄 수 없냐'고 문의했지만, '안된다'는 답변 뿐이었다. 과거의 WBC 대회에는 서로 양해를 해서 원정 응원단을 운영할 수 있게끔 배려를 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NPB는 무척 단호하다.


이번 WBC 우승에 대한 일본의 열망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NPB는 WBC 우승에 '올인'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르빗슈 유, 오타니 쇼헤이, 무라카미 무네타카, 사사키 로키 등 일본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모두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팬들의 관심이 치솟고 있고, 일본 대표팀의 미야자키 캠프에는 구름 관중이 매일 몰려들 정도다. NPB 또한 이번 WBC 우승으로 젊은 팬층을 유입하고, 야구 열기를 '붐업' 시키겠다는 의지가 상당히 크다.

하지만 한국 응원단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우리 대표팀에게는 큰 악재다. 응원전 또한 분위기 싸움의 일종인데, 특히 중요한 한일전에서는 불리한 여건임이 틀림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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