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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PS 실패가 내 탓이라고?" 번스 구단에 분노, FA 2년 남았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3-02-17 09:31 | 최종수정 2023-02-17 09:34


"작년 PS 실패가 내 탓이라고?" 번스 구단에 분노, FA 2년 남았다
밀워키 브루어스 코빈 번스가 17일(한국시각) 스프링트레이닝 훈련 첫 날 캐치볼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연봉조정심판에서 패한 밀워키 브루어스 코빈 번스가 구단에 강한 실망감을 드러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번스는 구단이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탓을 자신에게 돌렸다며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번스는 17일(한국시각) 스프링트레이닝 캠프가 마련된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전날 결과가 나온 연봉조정청문회 결과를 놓고 자신의 입장과 심경을 가감없이 내뱉었다.

그는 "선수는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법이다. 지난 7년 동안, 빅리그에서 5년 동안 이 팀에서 열심히 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까지 왔고, 구단은 기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공헌도와 매우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냥 듣고만 있기도 힘들고, 받아들이기도 힘들다"며 "구단은 청문회에서 나를 이기려고 무척이나 애를 쓰더라. 그렇게까지 해야 했나 싶다. 서로를 좀 존중하면서 할 수 있지 않았나 한다. 어쨌든 구단은 이겼다. 하지만 이기고 지고를 떠나 나한테는 실망감은 그 이상"이라고 밝혔다.

연봉조정위원회는 전날 밀워키가 제시한 1001만달러를 번스의 올시즌 연봉으로 채택했다. 번스는 1075만달러를 제출했다. 불과 74만달러 차이였다. 밀워키가 1000만달러도 아니고 1만달러를 살짝 얹은 것도 이기기 위한 세밀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번스는 그러면서 "깜짝 놀랄 말도 들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작년에 포스트시즌에 실패한 이유 중 첫 번째가 나 때문이라고 하더라. 그런 건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했다.

밀워키는 지난 시즌 86승76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에 그치면서 와일드카드도 얻지 못하고 탈락했다. 지구 선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는 7경기차였다. 2021년까지 이어가던 4년 연속 가을야구가 멈춰선 것이다.

번스는 2021년 11승5패, 평균자책점 2.43, 234탈삼진을 올리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작년 시즌에도 33경기에 등판해 12승8패, 평균자책점 2.94, 243탈삼진으로 제 몫을 했다. 내셔널리그 탈삼진 1위에 메이저리그 전체 선발경기 1위였다.


풀타임 4시즌을 소화한 번스는 올해와 내년 시즌을 저앙적으로 소화하면 FA 자격을 얻는다. 보통 3~4년차 에이스와는 연봉조정 기간 동안 장기계약을 하기 마련인데, 밀워키와 번스는 이 부분서 합의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MLB.com은 이에 대해 '번스에 따르면 양측은 연봉 협상을 거의 하지 않았다. 서로의 연봉을 교환한 뒤 청문회를 가려고 하는 구단들이 채택하는 전략이긴 하다'며 '예외적으로 다년계약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밀워키는 청문회를 앞두고 번스에게 2024년 옵션이 담긴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번스는 자신의 가치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거부했다'고 전했다.

번스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구단과의 관계가 이전과 분명히 달라졌다. 생갭다 훨씬 나빠졌다. 어깨에 또 다른 짐이 얹혀진 느낌이다. 오프시즌과 선발등판 날 준비를 잘해야 한다. '이봐, 가능하다면 이 사람들이 네 가치를 인정할 수 있도록 좀더 열심히 해봐'라는 게 뭔 뜻인지 이제 알겠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맷 아놀드 밀워키 사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연봉조정이라는 게 원래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불편한 일인 법이다. 브루어스의 많은 가족과 상대로 싸운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며 "우리 구단은 번스를 프랜차이즈의 리더로 여기며 메이저리그서 뛰어난 기량을 지닌 선수로 평가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우리 구단에 큰 공헌을 해왔다. 올해 그가 또 한 번 위대한 시즌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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