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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는 포수 왕국이다.
우선, 긴 시즌, 포수 로테이션을 통해 급격한 체력 저하를 막을 수 있다. 특히 승부처인 여름에 포수들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
투수들에게도 선택지를 줄 수 있다. 예민한 투수들은 특정 포수를 선호할 수 있다.
하지만 3명의 포수가 모두 주전급이라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김재성은 우투좌타라 상대 선발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삼포수 체제 속에서도 삼성 포수진의 심장은 강민호다.
산전수전 다 겪은 올해로 프로 20년 차 베테랑 포수. 7300일 동안 온 몸으로 부딪히며 쌓은 프로 무대 경험이 뼈 마디마다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차곡차곡 성장중인 후배 포수들에게 깜빡이는 등대와 같은 존재. 삼성 투수들이 여전히 가장 신뢰하는 듬직한 안방마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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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과 번갈아 마스크를 쓰면서 체력을 세이브하는 편이 윈-윈이다.
강민호는 그렇게 남는 체력을 모두 팀을 위해 쓸 작정이다. 타격에 쏟아 부을 생각으로 캠프에서 배팅에 집중하고 있다. 포수로 나서지 않는 날은 상황에 따라 지명타자로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 이를 위해서는 최상의 배팅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캠프 초반 덥수룩 하던 수염을 말끔하게 밀고 나온 강민호는 지난 11일 주니치전을 4번 지명타자로 마친 뒤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수염을) 길러봤는데 어제 깎았다"며 배팅 포커스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이번 캠프 기간 동안 부상 없이 마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건강하게 시즌을 마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올해는 시즌 동안 타석에 많이 서고 싶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타석에서의 감도 잡고 투수 공을 많이 보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팀 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비거리를 자랑하는 파워 히터.
'포수' 강민호가 아닐 날, '지명타자' 강민호를 자주 보게 될 공산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