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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을 못 내면 언제든지 내려와야 한다. 몸 상태 때문이라는 이야기는 핑계가 될 수밖에 없다. 기회를 더 달라고 하는 건 욕심이다. 끝까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
공식적으로 팀 리더가 됐다는 이야기이지, 그는 이전부터 듬직한 '맏형'이었다. 요란하게 전면에 나서지 않았을뿐이지, 베테랑 역할을 해 왔다. 후배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그는 지난 겨울, 후배들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자율훈련을 하고 왔다.
지난 오프시즌에 팀이 살짝 방향을 틀었다. 리빌딩을 통해 주축전력으로 자리잡은 젊은 선수를 중심에 두고, 베테랑들을 데려왔다. 30대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이 합류했다. 불혹을 바라보는 정우람이 주장이 됐고, 채은성 이태양이 야수와 투수진을 이끈다. 반드시 성적을 내야할 2023년, 한화는 베테랑이 필요했다.
베테랑, 주장이라고 해서 주전자리가 그냥 따라오는 건 아니다. 경쟁력을 갖춰야 리더십도 힘을 얻는다.
마무리 보직에 대한 욕심은 없다. 주어진 상황에 따라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 마지막까지 경쟁은 프로선수의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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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재미있다. 신인 1라운드 지명선수인 2004년 생 김서현(19)이 마무리로 던지고 싶다고 공표했다. 루키 선수가 불펜투수로 출발한다. 19년 차이가 나는 후배, 시속 150km대 강속구를 쉽게 던지는 '영건'과 공존하고 경쟁한다.
4년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다. 정우람 2019년 말, 4년 총액 39억원에 사인했다. 2016년 4년 84억원을 받는 조건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데 이어 두번째 계약이었다. 올해가 한화 선수로 맞는 8번째 시즌이다. 그는 "주장이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풀시즌을 뛰지 못했다. 23경기에 등판해 1패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했다. 이전 시즌보다 출전경기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도 가장 중요한 건 부상없이 꾸준하게 출전하는 것이다.
통산 200세이브까지 3세이브, 통산 1000경기까지 48경기 남았다. 가슴을 뛰게 하는 기록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