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6차전 SSG와 키움의 경기가 열렸다. SSG가 키움에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는 SSG 선수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1.08/
SSG 웨이트 트레이닝실. 사진제공=SSG 랜더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런 분위기가 벌써 3년째네요."
SSG 랜더스 구단 직원들은 이번 겨울 출근 할 때 마다 북적이는 트레이닝실을 보고 깜짝 놀랐다. 보통 다른 구단들도 비시즌에는 개인 훈련을 하는 선수들이 홈 구장을 찾아 시설을 이용한다. 그런데, SSG 구단 관계자들이 체감하는 열기는 작년, 재작년과 또 다르게 점점 더 뜨거웠다. 하루에 최대 30명이 넘는 선수들이 야구장을 찾을 정도로 홈 구장 시설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케이스가 늘었다. 해외에서 개인 훈련을 하거나, 사설 센터를 이용하거나,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별도로 훈련을 하는 선수들도 있겠지만, SSG의 경우 트레이닝 파트와 적극적인 협의를 하면서 구장 내에서 개인 훈련 열기가 뜨겁게 이어졌다.
구단 관계자들은 "이제는 선수들이 각자 몸 상태, 컨디션에 따라 스스로 훈련하는 자율 문화가 완전히 정착된 것 같다"면서 "추신수나 김강민, 최 정, 김성현, 이재원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이런 자율 훈련 문화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구단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면서 각종 웨이트 트레이닝 장비 추가 구입은 물론이고, 치료와 회복에 필요한 장비들도 고르게 갖췄다. 사우나 시설까지 완비되면서 선수들이 홈 구장을 찾아 개인 훈련을 하는 참여율이 더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음식까지 제공한다. 비시즌이어도, 선수들이 운동을 하러 야구장에 왔을 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제공해준다. 삶은 달걀이나 빵, 과일, 단백질 쉐이크 등 건강에 좋고 훈련에도 도움이 되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 특히 비시즌에 불규칙한 생활을 하거나, 끼니를 자주 거르는 미혼 선수들을 위한 배려다.
SSG 박창민 컨디셔닝코치는 "3년째 12월, 1월에는 그룹 PT 개념으로 진행하고 있다. 전에는 선수들이 다른 곳에서 운동하더라도 참고를 했으면 하는 마음에 프로그램 책자를 만들어줬었는데, 그 효과는 떨어지더라. 그래서 선수들이 편한 시간에 오면, 저희들(코치들)이 봐주는 개념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솔직히 참여율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년 중 비시즌이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다. 휴식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때다. 보통 운동선수들은 3~4주 정도 꾸준히 운동했을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데, 2개월은 8주다. 충분히 변화할 수 있는 시간이다. 작년에 구단에서 필요한 장비들을 많이 갖추게 됐고, 그러다보니 더 다양한 부분들이 충족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자율이지만 사실상 그 어느 시스템 보다 체계적이다. 선수들이 먼저 찾아온다는 점만 다르다. 베테랑들의 솔선수범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창민 코치는 "야구를 잘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먼저 몸으로 보여준다. 뭐라고 하는게 아니라, 그 선수들이 먼저 나서서 운동을 하니까 후배들이 보고 배우는 게 있다. '저 형도 저렇게 열심히 운동을 하는데 내가 마냥 쉬면 안되겠다'는 깨달음을 스스로 얻게 되는 것"이라면서 "오원석 최지훈 박성한 같은 친구들은 재작년부터 이런 훈련을 통해 효과를 봤고, 시즌을 치르면서도 괜찮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제는 굳이 코치들이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알아서 참여를 한다"고 설명했다.
박창민 코치는 지난 1월 25일 선발대와 함께 캠프 장소인 미국 플로리다로 일찍 건너갔다. 진짜 비시즌이 없는 것은 트레이닝 코치들이다. 휴식 없이 전체 선수단의 컨디션을 케어한다. 하지만 그는 "우리 업무의 중심은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고맙다, 감사하다고 이야기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다음 시즌을 잘 준비하는거고, 보상은 팀 성적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며 웃었다. 지난해 통합 우승으로 최고의 보상을 받은 SSG. '우승의 맛'을 알기 때문에 비시즌 훈련은 더욱 철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