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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같은 포지션이 몰려 있어야 더 올라간다.
작년과 올해 보여준 FA 시장이 그랬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열린 FA 시장은 그야말로 광풍이 불었다. 100억원 대 계약자만 5명을 배출하면서 15명의 FA가 계약한 액수는 무려 989억원이었다. 비FA 다년 계약까지 더하면 1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100억원은 아니더라도 박해민이 4년간 60억원에 삼성 라이온즈에서 LG로 이적했고, 손아섭은 4년간 최대 64억원에 롯데를 떠나 NC에 둥지를 틀었다. 팀의 타격을 이끄는 좋은 외야수가 한꺼번에 풀리자 뺏고 뺏기는 싸움에 여러 구단이 뛰어들 수밖에 없었고 가격 역시 높아졌다.
2023 FA 시장에서는 포수였다. 주전 포수 4명이 한꺼번에 풀리자 뺏으려는 팀과 뺏기지 않으려는 팀간의 경쟁이 치열했고, 4년전 4년간 150억원에 NC로 떠났던 양의지는 이번엔 6년간 152억원에 친정인 두산으로 돌아가게 됐다. 내년이면 양의지의 나이가 36세가 되니 41세까지 두산에서 뛰게 된다.
LG의 안방을 지켰던 유강남은 롯데 자이언츠로 옮기면서 4년간 총액 80억원에 계약했고, LG는 곧바로 KIA에서 뛴 박동원과 접촉해 4년간 65억원에 영입했다. 양의지를 뺏긴 NC도 두산의 박세혁과 46억원에 계약을 했다.
포수가 이번 FA 시장을 주도하면서 전반적인 가격이 높아졌고, 아직 7명이 남았지만 FA 계약 총액이 740억3000만원을 기록해 2022년 989억원, 2016년의 766억2000만원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7명의 계약에 따라 역대 2위까지 노려볼만한 상황이다.
이번 FA 시장에서 투수가 그리 각광을 받지 못한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봐야할 듯 하다. 이번엔 팀의 에이스 급 투수가 나오지 않았다. 뺏길 투수가 없으니 굳이 외부 영입에 애쓸 필요도 없어진 것.
FA들은 같은 포지션의 경쟁자가 있다고 해서 불안해 할 게 아니라 오히려 경쟁자가 더 높은 가격으로 계약하길 바라야 할 듯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