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럴 거였으면 진즉 투자하지.
한화 역시 외야수 채은성에게 90억원이라는 큰 돈을 선물했다. 투수 이태양에게는 25억원을 주며 친정에 복귀시켰다. 한화가 두산 베어스행을 확정지은 양의지에게 150억원의 거액을 제시했다는 것도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재밌는 건 두 팀의 행보가 너무 비슷하다는 것이다. 양팀 모두 외국인 감독을 선임했고, 이제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가장 앞장 선 구단이기도 하다. 롯데는 성민규 단장을 앞세워 '연봉 다이어트'라는 명목으로 지출을 줄였다. 한화는 리빌딩을 외치며 긴축 재정을 실시했다. 올해 키움 히어로즈가 연봉 총액 9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도 한화 덕분이었다.
뭐라도 좋다. 돈을 쓰든, 안쓰든 그건 구단 자유다. 그런데 지난 2~3년 동안 리빌딩을 외치다가, 갑자기 '윈 나우' 선언을 하는 듯 돈을 펑펑 쓰는 선택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리빌딩이 착실히 진행돼, 딱 이 포지션만 채우면 우승 도전이 가능하다 이런 것도 아니다. 한화가 채은성이 왔다고 해서 갑자기 우승 전력이 된다고 어느 누가 생각하겠나.
결국 두 구단 모두 장기적인 방안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밖에 안된다. 그룹에서 돈이 안내려올 시기에는 '리빌딩'이고, 갑자기 위에서 "마음껏 써라"라고 하면 '윈 나우'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팀이 체계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다. 사장, 단장, 감독이 쉴 새 없이 바뀌고, 그룹도 돈을 썼다 안썼다 하니 미래 플랜을 착실하게 짤 수 없는 것이다.
차라리 야구계에서 욕은 먹지만, 키움 히어로즈의 구단 운영 방식이 위 두 팀보다 나아 보인다. 투자할 돈이 많지 않으니, 어린 선수들에게 확실한 기회를 주고 스카우트와 트레이드 등에 집중을 하는 것이다. 연속성 있게 팀 체계가 잡히니, 연봉 총액 9위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노릴 수 있었다.
프로 구단이 돈을 쓰는 건 당연한 일이고, 환영 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그 돈도 잘 써야 효과가 있다. 이렇게 한 시즌 화끈하게 '지르고' 또 내년부터는 갑자기 지갑을 닫아 필요한 포지션 선수를 보강하지 못한다면 결국 이번 투자가 '말짱 도루묵'이 될 게 뻔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