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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보기드문 20대 FA다. 하물며 귀한 선발투수. 하지만 인기가 없다.
하지만 이젠 FA 등급제의 시대다. '보상선수 없는' C등급 FA들에겐 살 길이 열렸다. 반면 애매한 A등급은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라는 굴레를 벗기가 쉽지 않다.
한현희는 경남고 시절부터 손꼽히는 유망주이자 인기스타였다. 고교 때부터 이미 많은 팬들을 몰고 다녔고, 프로 입단 후에는 최고 153㎞의 직구를 뿌렸다.
키움은 올해까지 최근 10년간 9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만큼 리그 명문팀으로 성장했다. 이정후 안우진 등 리그 최고의 유망주들도 팀 뿐만 아니라 리그를 대표하는 간판 선수로 자리잡았다.
그 키움에서 한현희의 존재감은 한없이 옅다. 한차례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았고, 전성기 시절 대비 불어난 체중과 떨어진 구속은 금강불괴를 자처하던 한현희의 내구성마저 떨어뜨렸다.
지난해 B등급 FA가 되기 위해 연봉을 동결하는 등 강한 의욕을 드러냈지만, 뜻하지 않은 술판 파문에 휘말렸다. 결국 1군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하며 FA가 1년 미뤄졌다.
올해도 시즌 전부터 공을 밟고 넘어지는 등 불운에 시달렸고, 거듭된 부진 속 올해 성적은 21경기(선발 14) 출전해 77⅔이닝을 소화하며 6승4패 평균자책점 4.75에 불과하다. 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굴욕까지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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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선수보다 보상선수가 아깝다는 혹평까지 쏟아지고 있다. 차라리 B등급(25인 외 보상선수+전년 연봉의 100%, 또는 전년 연봉의 200%), C등급(보상선수 없이 연봉의 150%)이라면 로또를 기대하는 과감한 투자를 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A등급이 되어버린 이상,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거듭된 부침에 이어 야구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어린 나이, 선발투수라는 조건을 갖추고도 허공에 붕 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