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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이 형 전화 왔는데…" LG→NC, 퓨처스 FA '1호' 한석현이 전한 진심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11-19 16:38 | 최종수정 2022-11-19 17:11


LG 시절 한석현.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호타준족의 퓨처스 특급. 하지만 LG 트윈스 1군의 벽은 높았다. 이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한석현(28)이 두번째 인생 페이지를 펼쳤다. NC 다이노스는 19일 "퓨처스리그 FA 한석현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퓨처스 FA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개념부터 실패한 제도였다. 2차 드래프트는 타 팀의 선택을 받지만, 퓨처스 FA는 본인이 직접 선언한다. 원 소속팀 팬들의 시선조차 곱지 않다. 이적 후 내년 연봉까지 올해와 동일하게 고정된다. 한석현의 올해 연봉은 3900만원이다.

지난해 3명의 FA 신청자가 나왔지만, 2명은 원 소속팀으로 돌아갔고 한 명은 미아가 됐다. 올해도 신청한 사람은 이형종(33)과 한석현 2명 뿐이다. 신설 2년만에 사라지는 제도가 됐다.

'미아'의 위험을 감수할 만큼 간절했다. 1994년생인 한석현은 인생의 길모퉁이에 선 나이다.

중3 때 처음 야구를 시작, 5년만인 2014년 LG 트윈스에 2차 5라운드로 지명되며 재능을 입증했다. 2020년에는 북부리그 타격왕과 도루왕을 휩쓸었다. 퓨처스리그 통산 도루가 104개에 달한다. 퓨처스에서는 더이상 보여줄 게 없다.


LG 시절 한석현. 스포츠조선DB
하지만 1군에서는 통산 31경기, 39타석의 기회밖에 얻지 못했다. 빠른 발과 날카로운 타격, 넓은 수비범위를 보여줄 기회조차 거의 없었다. 홍창기 김현수에 올해 박해민까지 FA로 합류하면서 파고들 구멍이 없었다. 문성주가 지명타자 겸 로테이션으로 기용되고, 베테랑 이형종-이천웅조차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던 LG 외야다.

NC와의 계약은 전날 저녁에 이뤄졌다. 한석현은 이적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잘해야하는 나이다. 잘하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어 "LG에서의 생활이 아쉽진 않다. 결국 내가 경쟁에서 밀렸을 뿐이다. 내가 더 잘해서 기회를 잡았어야한다. 다만 1군 기회를 더 받기 위해 팀을 옮길 뿐"이라고 설명했다.


친한 사람은 있을까. 한석현은 "윤형준이 LG 출신이고, 동갑내기 친구이기도 하다. 그 외엔 없다. 적응 잘하고 싶다"며 웃었다.

NC도 외야가 약한 팀은 아니다. 올해 마티니-박건우-손아섭이 주전 라인업을 형성했고, 그 뒤를 이명기 권희동 오장한 정진기 등이 받쳤다.

"포지션은 외야 3군데 모두 가능하다. 1군에서 좌익수 우익수를 봤지만, 2군 주 포지션이 중견수다. 자신있다. 어느 포지션 어느 타순에 내보내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절 알아주고 뽑아준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LG 시절 한석현. 스포츠조선DB
그는 '호타준족 유망주'라는 말에 "그거 맞나?"라며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래도 가족들은 "널 믿는다. 야구는 네가 하는 것 아니냐. 원하는 대로 해라"라며 믿고 지켜봐줬다고.

임선남 NC 단장은 한석현의 영입에 대해 "빠른 발과 콘택트 능력, 출루 능력을 두루 갖춘 선수다. 우리 팀에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발표 직후 가장 먼저 전화온 야구 관계자는 누구였을까. 한석현은 "채은성 형"이라며 웃었다. LG에서 14년을 뛴 채은성 역시 올겨울 FA를 선언하고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는 중이다. 서로간의 복잡한 속내가 엿보인다.

"은성이 형이 전화를 해주셨는데, 다른 전화를 받느라 받지 못했다. 다시 전화드리려고 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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