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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캠프보다는 가을야구를"…'단일 PS 최다 안타' 주인공의 낯선 한 달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11-16 08:00 | 최종수정 2022-11-16 13:07


두산 베어스 허경민.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이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마무리캠프보다는 가을야구를 하는 것이 더 좋네요."

두산 베어스는 지난 7년 간 리그에서 가장 늦게 시즌을 마치는 팀이었다.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왕조'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올 시즌 두산은 낯선 가을을 보내고 있다. 창단 첫 9위로 시즌을 마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김 감독과 재계약은 이뤄지지 않았고, 이승엽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주전 3루수로 팀을 이끌었던 허경민 역시 올 시즌이 낯설기만 하다.

허경민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순위였다. 정말 베스트로 9위를 하는 것과 부상자가 많아서 9위를 한 것과는 또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기는 하지만, 이 또한 실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조금은 반성하는 시간이 됐고, 가을야구의 소중함을 알게됐다. 마무리 훈련보다는 가을야구를 하면서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더 좋은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2015년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안타(23개)를 치는 등 가을 무대의 주인공이었다 허경민은 "한 달이 정말 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팀들 가을야구를 하는데 정말 멋있더라. 우리가 오랫동안 뛰었던 무대지만, 올해는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시청하는 입장이 되니 '이래서 가을야구를 가려고 하는구나'를 다시 한 번 느꼈다"라며 "TV가 아닌 저희가 그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2020년 두산은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올해 키움 역시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면서 '가을 좀비'의 모습을 뽐냈다. 힘든 가을야구 끝에 맞이한 '준우승'의 아쉬움. 허경민 또한 잘 알고 있었다. 허경민은 "모든 팀이 우승하려고 하지만, 올 가을의 키움은 멋있었다. 시리즈를 하나씩 올라가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고, 키움도 또 한 명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우리팀이 가을야구 무대에 있었으면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대부분 주전 선수가 휴식 및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 가운데, 허경민은 마무리캠프 종료가 열흘 정도 남았을 때부터 팀에 합류했다. 허경민은 "MLB 월드투어에 참가하게 돼 맞춰서 몸을 만들고 있다가 대회가 취소됐다. 운동을 시작했다가 안 하기보다는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 마무리캠프에 왔다"고 이야기했다.


주로 1.5군 및 2군 선수들이 참가하는 마무리캠프에서 허경민은 훈련에서부터 남다른 모습을 뽐냈다. 현장 관계자들은 "허경민의 훈련만 봐도 어린 선수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감독 역시 "기술적이나 연습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워낙 성실한 선수니 지켜보고만 있다. 딱히 이야기해줄 건 없다"라며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연습 방법이나 태도를 보면 정말 좋은 선수라고 생각이 든다.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다"고 흡족해 했다.

팀에서 바라고 있는 고참으로서 역할을 허경민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는 "항상 형들을 바라보면서 야구를 했는데, 나 역시 이런 시기가 언젠가는 올 거라고 생각을 했다. 특별히 무엇인가를 한다기보다는 그동안 형들을 보고 배웠던 것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허경민은 "마무리캠프가 끝나도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올해보다는 더 나은 내년이 될 수 있도록 또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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