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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후보에 올랐는데, 사이영상 후보는 아니다.
오타니는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 후보에 들지 못했다. 저스틴 벌랜더(휴스턴·18승4패 평균자책점 1.75)와 딜런 시즈(시카고W·14승8패 2.20), 알렉 마노아(토론토·16승7패 2.24)에 밀렸다.
오타니는 올해 의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투수로 규정이닝(162이닝), 타자로 규정타석(502타석)을 채웠다. 타자로 157경기에서 2할7푼3리 34홈런 95타점을 올렸다. 투수로 28경기에 나서 166이닝을 던졌다.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1918년 베이브 루스 이후 104년 만에 두 자릿수 승과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투수 부문만 떼놓고 보면, 리그 '톱3'이라고 보기 어렵다.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빠짐없이 지키면서 탈삼진률 11.87로 리그 1위, WAR(대체선수승리기여도) 3위,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 2위를 했다.
타자를 병행하다보니 등판 경기수, 투구 이닝이 다른 팀의 에이스보다 적다. 체력적인 면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선발로 나선 28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마친 경기가 16번이다. 리그 1위 프램버 발데스(휴스턴)는 26번, 마노아는 25번, 벌랜더는 21번을 했다.
다른팀 에이스에 비해 투구 이닝, 출전 경기수가 적다. 마노아가 196⅔이닝, 시즈가 184이닝, 벌랜더가 175이닝을 던졌다. 셋 모두 오타니보다 더 긴 이닝을 소화했다. 오타니는 등판 후 주로 5일을 쉬고 마운드에 올랐다.
투수와 타자로 최상급 성적을 거뒀지만, 최고라고 보긴 어렵다. 오타니가 MVP 후보에는 포함되고, 사이영상 후보에서 빠진 이유다.
투타를 겸한다면, 사이영상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