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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전례 없는 일이었다.
SSG는 왜 이 시점에 감독 재계약을 발표했을까.
세가지 측면의 해석이 가능하다.
2승2패로 호각세인 시점. 하지만 체감적인 측면에서는 SSG이 불리하다. 정규 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 3위로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르고 올라온 키움은 잃을 것이 없는 도전자 입장이다.
심리적 부담은 SSG 선수단이 훨씬 클 수 밖에 없다. 사령탑 재계약을 통해 남은 시리즈 동안 확실한 리더십 강화를 통해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함으로써 통합우승의 대업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둘째,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덜미를 잡힌 LG의 내홍도 여파를 미쳤다.
LG는 키움에 1승 뒤 3연패로 탈락한 뒤 사령탑이 교체되는 충격을 겪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정규시즌 87승2무55패로 구단 최다승 신기록을 달성하고, 신예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하는 등 현재와 미래의 발전과 비전을 보여줬다. 하지만 2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선동열 감독 부임설 등 여러가지 어수선함 속에 염경엽 감독이 신임 사령탑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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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한 사령탑. 단기전 결과만 가지고 쉽게 내치는 장기적 비전 없는 조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셋째, 불필요한 억측을 차단해 시리즈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LG 감독 교체는 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김원형 감독에게도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안길 수 있다.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 시리즈 결과에 따라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일말의 의구심이 있을 수 있다. 불안감은 곧 조바심으로 나타날 수 있다.
모두가 떨리는 큰 경기, 사령탑이 흔들리면 시리즈는 끝이다. 구단으로선 김원형 감독에게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소신껏 시리즈를 치르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
효과가 있었다. SSG는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패배 일보 직전에서 똘똘 뭉쳐 김강민의 대타 끝내기 스리런 포 속에 극적인 5대4 역전승을 이루며 3승2패로 절대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짜릿한 역전승을 만끽한 김원형 감독은 경기 후 재계약을 확정지어 준 구단에 대해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직 한국시리즈가 끝나지 않았지만, 구단주님께서 편하게 하라고 좋은 소식을 준 것 같다. 큰 선물"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