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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악몽의 9회, 키움과 최원태에 어떤 일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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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2점차 리드가 있었다. 아쉬운 건 최원태가 선택한 결정구 슬라이더 2개였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5구째 커브가 가운데로 들어갔고, 이후 계속해서 유인구가 아닌 가운데 승부가 이어졌다. 마음 급하고, 어떻게든 맞히려고 안달이 난 최주환이었음을 감안하면 4구째 공처럼 떨어지는 커브가 1개만 더 들어갔다면 헛스윙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투심, 체인지업으로 정면 승부를 하다 10구째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렸고, 최주환이 이를 통타했다.
여기까지도 괜찮았다. 1, 3루 상황 3루주자 1점은 준다하고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해야 했다. 타석에는 대타 김강민. 노림수가 좋은 베테랑. 하지만 전성기와 비교해 배트 스피드가 많이 느려졌다. 최원태의 1, 2구 강력 투심에 대처를 못했다. 누가 봐도 방망이가 느렸다.
여기서 너무 자만했던 것일까. 최원태의 3구째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높게 몰렸다. 배트 스피드는 느려졌지만, 산전수전 다 겪으며 엄청난 내공을 쌓은 김강민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했다. "큰 경기에서는 무조건 실투가 온다"고 한 김강민이 드라마같은 역전 스리런포를 날렸다.
2S 상황이었다. 바깥쪽으로 한번 뺐어도, 커브가 있으니 떨어뜨렸어도 될 상황에 너무 성급한 승부였다. 김강민의 스윙 컨디션에 너무 자신감이 넘쳤던 것일까. 아니면 슬라이더를 가운데 넣지 않으려고 했는데, 실투였을까. 경기를 지켜보던 한 해설위원은 "최원태가 시즌 중에도 슬라이더가 손에서 빠지면 치명적 실투로 연결되는 경우아 제법 있었다. 어제도 그와 같은 케이스"라며 안타까워했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없다지만, 어제와 같은 한국시리즈 5차전은 정말 너무나 중요한 경기였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야 한다는 말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키움과 최원태에게는 평생 지울 수 없을 악몽이 되고 말았다. 투수의 선택이었는지, 포수의 리드였는지, 아니면 벤치의 판단이었는지 곱씹을수록 궁금해지는 장면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