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단기 유학 떠난 호랑이 삼형제, 호주서 풀어야 할 숙제는[SC포커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11-07 22:37 | 최종수정 2022-11-08 06:55


◇KIA 최지민 김석환 김규성(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3년 만에 재개된 질롱 코리아의 호주리그 도전.

KIA 타이거즈에선 세 명의 선수가 질롱 유니폼을 입고 호주 무대에 선다. 좌완 최지민(19)과 거포 기대구 김석환(23), 내야수 김규성(25)이 주인공이다. 당초 김도영(19)이 합류할 계획이었지만, 회복 중인 발가락 미세골절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김규성으로 교체됐다. 세 선수는 지난 5일 이병규 감독과 함께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세 선수 모두 올 시즌 아쉬운 성적표를 남겼다. 최지민은 1군 6경기에서 6이닝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이 무려 13.50이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때만 해도 탈삼진을 어렵지 않게 뽑아내며 새로운 닥터K의 출현을 예고하는 듯 했지만, 정규시즌에선 제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좌익수-1루수 유틸리티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석환도 김도영과 함께 개막전 선발 출전의 영예를 안았으나, 51경기 타율 1할4푼9리(94타수 14안타)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김규성은 앞선 두 선수보다 그나마 오랜 시간 1군 무대에서 활약했음에도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보냈다. 시즌 70경기 타율 1할8푼(50타수 9안타)의 성적도 결코 만족스러울 수 없다.

호주리그 수준은 결코 만만치 않다. 전직 빅리거 뿐만 아니라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도 실전 감각 쌓기와 재기 발판으로 여기는 무대. 창단 초창기 KBO리그 출신 선수들로 선수단을 꾸렸던 질롱은 선전할 것이란 야구계 대부분의 예상과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종종 드러내기도 했다. 높은 수준의 호주리그는 1군-퓨처스(2군) 경계선에 서 있거나 재기를 노리는 선수들에겐 실력을 증명하기에 안성맞춤의 무대인 셈이다. 꿀맛 같은 휴식을 반납하고 단기 유학길에 오른 호랑이 삼형제 역시 1군 도약 가능성을 증명해야 할 중요한 시험대다.

내부에선 세 선수가 풀어야 할 과제를 명확히 짚고 있다. 정명원 투수 코치는 "최지민은 일정한 릴리스 포인트를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공 끝은 좋은데 제구가 흔들리니 경기를 유리하게 못 풀어간다"며 "특히 주자가 나가는 상황에서 팔이 일정하게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국 감독은 김석환을 두고 "경기 경험을 쌓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공수에서 제 기량을 펼쳐 내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이 질롱행을 추천했던 김규성은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체력 관리가 필요한 2루수 김선빈의 백업롤을 안정적으로 맡길 수 있는 공수 능력 향상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질롱은 11일(한국시각) 멜버른 에이시스와의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2022~2023시즌의 막을 연다. 호랑이 삼형제의 활약상에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