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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상처 받았을 '국보' 감독, 누가 어떻게 그 아픔을 치유해줄 것인가.
시작은 류 감독 재계약 문제였다. LG가 주저하는 사이 염 감독 선임설이 기사로 터져나왔다. 하지만 LG와 염 감독이 이를 부인했고, 사실이 아니라는 정정 기사가 나왔다. 이에 급해진 LG가 새 감독 선임 건은 별개로, 류 감독과의 재계약 불발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당연히 새 감독이 누구인가에 대해 모든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선 감독이 등장했다. 한 매체가 '선임 유력'이라는 타이틀로 기사를 보도했다. 그러자 마치 선 감독이 확정된 것 마냥 언론들이 달려들었다. 그런데 확정 발표가 나오지 않자, 선 감독이 '독이 든 성배'를 마실까 고심하고 있다며 계속 자극적인 내용이 재생산 됐다.
'국보'라고 인정받은 스타 출신 지도자이기에, 이런 고통도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할 수 있겠지만 선 감독도 유명인 이전 사람이다. 감독을 할 마음이 아예 없다면 모를까, 선 감독도 지도자로 컴백해 명예 회복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건데 이렇게 근거 없는 소문의 주인공으로 전락해버리고, 다른 감독 선임의 병풍 역할만 해버린 꼴이 됐으니 어찌 보면 큰 수모일 수밖에 없다.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맞히면 좋고, 아니면 그만' 이라는 식의 기사 생산이 안타깝다. '클릭수 전쟁'의 아픈 단면이다. 그리고 그 이후로도 추가적으로 팩트 체크도 하지 않고 확대, 재생산 하는 행태도 마찬가지다.
LG 구단도 책임이 있다.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다'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었어야 했는데, 선 감독이 기사에 오르내리는 수일 동안 침묵했다. 그러니 사람들은 'LG로 가는 게 맞구나'라고 단정지을 수밖에 없었다. '후보에는 포함됐으나, 아직 정해진 건 없다'는 식의 짤막한 코멘트라도 했다면 이번과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선 감독은 자타공인 한국 야구가 배출한 최고 스타이자 지도자다. 그렇기에 선 감독이기에 감독직을 떠난 후 오랜 시간이 흘러도 이렇게 새로운 팀의 감독 후보로 거론될 수 있는지 모른다. 감독을 선택하는 구단주들도 다 선 감독의 팬이었을 것이다. 이렇게 후보로 언급조차 되지 않는 다른 지도자들에 비하면 행복한 일일지도 모른다. LG 이전, 다른 구단의 감독 후보로도 올랐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허망한 들러리 역할을 할 인물이 아닌 것도 분명하다. '레전드'에 대한 예우가 필요했다. 선 감독에게는 상처만 남은 이번 LG 감독 인사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