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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염경엽'에 오명 남긴 건강 문제…이번엔 없어야 한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11-06 23:37 | 최종수정 2022-11-07 07:30


SK 와이번스 감독 시절 염경엽 감독.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야심찬 출발에 비해 초라한 퇴장이었다. 염경엽 감독에게 오명을 남긴 건강 문제. 이번에는 확실히 달라야 한다.

LG 트윈스 신임 사령탑으로 확정된 염경엽 감독은 과거 SK 와이번스 감독 시절, 경기 도중 쓰러진 적이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악화가 원인이었다.

넥센 히어로즈를 떠나 2017시즌부터 2년간 SK 단장으로 프런트 일을 맡았던 그는 2019시즌 단장에서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험난한 여정이었다. 2018시즌 SK는 당시 트레이 힐만 감독 체제에서 정규 시즌 2위를 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정규 시즌 우승팀 두산 베어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놀라운 시즌을 보냈다.

축제 분위기 속에서 차기 감독으로 부임한 염경엽 감독은 첫 시즌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듯 했다. 그런데, 2019시즌 막판 두산에게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그것도 마지막 경기에서 같은 승률을 기록하고도 상대 전적에 밀려 2위를 차지했고, 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고개 숙이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조차 못했다.

이 성적은 염 감독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 당시 SK의 주축이던 기둥 투수들이 해외로 떠나면서 출혈이 큰 상황에서 맞은 2020시즌. SK는 시즌 초반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리고 팀이 9등이던 6월말. 감독이 경기 도중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팀 상황과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염경염 감독은 2개월 넘게 요양과 치료를 한 끝에 9월 1일 현장에 복귀했지만, 불과 5일만에 다시 쓰러졌다. 결국 그대로 시즌을 마치는 것이 좋겠다는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현장에 다시 복귀하지 않았고, SK는 박경완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계약 기간이 3년이었지만, 염 감독은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다.

SK를 우승팀으로 만들지 못한 것, 그것도 충격적인 역전 우승을 허용한 것 역시 뼈아팠지만 무엇보다 다른 것도 아닌 건강상의 문제로 자리를 떠났다는 것은 야구인 염경엽에게는 치욕과도 같은 일이다. 책임감과 명예로 맡는 감독이라는 자리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한결같이 마른 체형인 염경엽 감독은 스트레스를 잘 받는 스타일이라는 게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다. 학구파로 알려진만큼 워낙 꼼꼼하고 세밀하게 모든 것을 준비하고, 그러다보니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에는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다고 한다. 평소에도 과식과는 전혀 거리가 먼 생활을 할만큼 음식을 즐기지 않는 편이다. 식사도 매우 간단하게 하는 것을 선호한다. 술은 하지 않는다.


20~30대 젊은 나이때는 괜찮지만, 문제는 이제 염경엽 감독도 50대 중반의 나이라는 사실이다. 과거 넥센의 감독을 할 때만 해도 40대 젊은 감독이지만, 이제는 리그에서 베테랑 고참급에 속한다.

SK에서의 마지막이 불명예였기 때문에, 염경엽 감독은 계속해서 건강 이슈와 관련한 꼬리표가 따라다니고 있다. 더군다나 그가 맡게 될 LG는 가장 열혈 팬이 많고, 우승에 대한 갈증이 심해 그로 인해 사령탑이 받는 스트레스도 매우 높은 팀이다. 과거 감독들도 그랬다. 또 지금 LG는 전력이 갖춰진 팀이기 때문에 우승을 해야만 기존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새 감독을 선임한 당위성이 생긴다. 중압감이 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두번의 반복은 안된다. 아마 누구보다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은 당사자일 것이다. 일단 건강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씻어내는 것이 먼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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