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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루 쪽으로 툭? 그런 타격 안해요" 호주行 직전 만난 김민석, 5할 타자의 자부심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11-06 08:48 | 최종수정 2022-11-06 09:51


인터뷰에 임한 김민석. 김영록 기자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중심 타자라면 타구는 외야로 보내야죠. 치면서 뛰는 타자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고3 통산 타율 5할4푼4리. 고교야구 최고의 타자는 자신감이 넘쳤다.

롯데 자이언츠 김민석은 입단 전부터 뜨거운 화제가 됐다. 3번째 픽을 쥔 롯데 구단은 연고지 거포 포수 김범석(LG 트윈스) 대신 '재능덩어리' 김민석을 택했다. 마무리 훈련 대신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로 보내는 파격적인 선택도 이어졌다. 그만큼 김민석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출국을 앞둔 김민석을 자택 근방에서 만났다. 막 운동을 마치고 온 선수다운 상쾌한 미소가 돋보였다.

"예상보다 빠른 순번에 지명되서 정말 좋았죠. (18세 이하 야구월드컵)한일전 전날이라 감독님이 (드래프트)보지 말라고 하셨는데…안 볼수가 없더라고요. 같이 본 친구들 다 지명되서 더 좋았습니다. 그래도 유니폼 입고 사진한번 찍고 싶었는데, 아쉽긴 하네요."

'제2의 이정후(키움)'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가 있다. 1m85의 당당한 체격에서 나오는 집중력 있는 풀스윙이 인상적인 선수다. 중학교 1학년 때는 1m60도 안되는 땅꼬마였지만, 폭풍성장을 경험했다.

요즘 어린 선수들에게 이정후란 어떤 존재일까. "야구의 신(神)"이라는 망설임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스윙이 정말 완벽하고 아름다워요.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이 전혀 없어요"라는 극찬도 덧붙였다.


훈련중인 김민석.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절대 피하지 않고 집중력 있게 친다'는 김민석의 신조다. 올해 고교야구에서 친 타구의 80% 이상을 외야로 보냈다. 타구 방향도 부채꼴을 그리는 스프레이 히터다.


"중심 타선의 좌타자가 1루, 2루 땅볼을 치는게 가장 안 좋은 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툭 갖다맞추고 뛰는 타격을 할 생각도 없습니다. 일단 강하게, 또 띄워야 의미가 있잖아요. 1학년 때 '치고 2초 정도 있다가 뛰어도 된다'는 조언을 받고 그렇게 치고 있어요. 끝까지 쳐야 강한 타구를 보낼 수 있거든요. 노림수보단 공을 보면서 그때그때 편하게 칩니다."

김민석을 향한 기대치를 보여주는 또다른 수식어도 있다. '휘문고 타자 6년 주기설'이다. 2011년 박민우(1년 유급) 2016년 이정후에 이어 2022년 김민석이라는 것. 오태근 감독은 "고교 시절 기준 박민우나 이정후보다 김민석이 낫다"며 지원사격을 펼치기도 했다.

휘문고는 프로 합격자가 5명이나 나올 만큼 재능있는 선수들로 가득한 팀이었지만, 올해 성적은 아쉬웠다. 황금사자기 16강이 올해 최고 성적이다. 청룡기 포함 나머지 전국대회는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훈련중인 김민석.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고교 시절 통틀어 홈런은 4개 뿐이다. 하지만 김민석은 "홈런을 노릴 때마다 좋은 결과가 안 나왔어요. 무심하게 중심에 맞추면 홈런이 나오더라고요"라며 18세답지 않은 심기도 드러냈다.

타격과 달리 수비에선 아쉬움을 지적받고 있다. 주 포지션은 유격수지만, 대표팀에선 1루수로 뛰었다. 롯데 역시 김민석을 2루수, 중견수로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육성할 예정. 김민석은 "(수비가)타격보다는 아쉽지만, 곧 잘할 수 있을거라 본다. 외야도 전국체전 때 해보니 괜찮은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민석은 마무리캠프가 열리고 있는 김해 상동연습장에서 선배들과의 인사를 나눴고, 5일 호주로 출국했다. 질롱코리아에서 실전 훈련을 쌓은 뒤 오는 2월 스프링캠프에 합류, 데뷔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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