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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홈런왕' 부활 프로젝트…'우산'이 절실하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11-02 02:10 | 최종수정 2022-11-02 05:31


두산 베어스 김재환.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4번타자가 40개를 쳤다면…."

김재환(34·두산 베어스)은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의 거포다. 입단 첫 해 연습배팅에서 남다른 파워로 잠실구장 담장을 직격으로 넘기면서 눈도장을 받았던 그는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팀 중심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2016년 37홈런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그는 2018년에는 44홈런으로 타이론 우즈 이후 20년 만에 '잠실 홈런왕'에 올랐다.

2021년 시즌을 마치고 두산은 김재환과 4년 총액 115억원에 계약했다. 2018년 이후 상승 곡선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거포로서 매력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여기에 주장으로서 팀을 이끄는 능력도 인정받았다.

대형 계약 후 맞이한 첫 해. 김재환은 타율 2할4푼8리 23홈런에 머물렀다. 부상도 있었고, 투수의 집중 견제를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올 시즌 두산은 '국민타자' 이승엽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467홈런)을 쏘아 올린 '홈런 전문가'다.

이 감독은 두산 감도으로 선임된 이후 김재환과 면담을 했고, 구단 유튜브를 통해서 이 장면이 공개됐다. 이 감독은 김재환에게 "팀 홈런이 101개더라. 4번타자가 40개를 쳤다면 130개까지 올라갔을 것"이라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김재환도 이 감독에게 올 시즌 마음고생을 전했다. 지난해 팀 내 홈런 1위에 올랐던 양석환까지 부진에 빠지면서 김재환에게는 매타석이 힘겨운 승부였다. 여기에 김현수 양의지 박건우 등 잘치는 타자들이 매년 빠져나가면서 김재환은 타선에서 외로운 승부를 펼쳐야만 했다.


김재환은 "내가 다 해결하다보니니 힘이 들어갔다"라며 "세게 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왜 힘이 들어가나. '무조건 쳐야지'하는 건 정신적으로 봐야하는데 타격 자세는 다른 문제"라고 짚었다.


이승엽 감독이 김재환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이 감독을 만난 김재환은 최고의 멘토를 얻은 셈. 그러나 결국에는 김재환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타선 앞,뒤에서 '우산효과'를 낼 수 있는 타자가 필요하다.

2018년 김재환이 홈런왕에 올랐을 당시 타격코치를 맡았던 고토 코지 코치는 "김재환이 2018년에 뛰어난 활약을 해줬다. 그런 활약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5번타자에 양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토 코치는 이어 "개인의 활약이 뛰어나면서도 원팀으로 가족같은 팀"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양의지는 타율 3할5푼8리 23홈런을 치면서 김재환과 함께 중심타선에서 버팀목 역할을 했다. 김재환 역시 시즌 중 "양의지 형이 빠지면서 타선의 견제가 더욱 심해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재환이 완벽하게 부활하기 위해서는 양석환의 반등과 함께 힘을 덜어줄 중심타자 발굴이 '이승엽호' 첫 해 과제로 남았다.

동시에 이 감독과 고토 코치는 내부 유망주의 성장을 바랐다. 이 감독은 "모든 선수에게 기회는 똑같다. 모든 선수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고 그걸 잡는 선수에게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토 코치 역시 "기회가 모두 평등하게 돌아갈 것이다. 어떤 선수는 알아채고 잡을 것"이라며 "어린 선수들의 꿈을 도울 수 있도록 서포트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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