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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마무리 없이 가겠다는 SSG의 선택, 어떤 결과를 만들까.
김택형으로 시작해 서진용, 그리고 문승원으로 마무리가 교체됐다. 김택형은 시즌 초반 팀의 엄청난 기세에 세이브 수를 늘렸지만, 내용 측면에서는 기복이 심했다. 서진용은 좋은 구위를 갖고 있음에도, 승부처에서 가운데에 공을 뿌리지 못했다. 결국 팔꿈치 수술 후 돌아온 문승원이 시즌 막판 마무리로 나섰는데, 구위는 괜찮으면서도 뭔가 2% 부족한 느낌을 줬다. 아무래도 선발로만 뛰어왔던 선수라 마무리 자리가 낯설 수밖에 없다.
단기전에서 불펜의 중요성,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부분이다. 키움과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만 봐도, 불펜 싸움에서 승부가 갈린다는 게 여실히 증명됐다. 큰 경기, 특히 한국시리즈는 전력 차이를 떠나 양팀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다. 전체 승부가 한 쪽으로 기울지 않는 이상, 경기마다 점수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경기 후반 1~2점 싸움에서 누가 버티느냐다.
SSG 입장에서는 시리즈 개막 전부터 불안할 수밖에 없다. 붙박이 마무리도 없고, 시즌 막판 필승조가 불안감을 연달아 노출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선발 자원 중 1명을 마무리로 돌리는 방안이 어떨까라는 얘기도 나왔다. 최고 위기 상황, 경기 마지막 압도적 구위로 상대를 찍어누를 수 있는 투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광현 마무리 전환 얘기가 나왔다. 정규시즌 공을 많이 던져 후반기 힘이 떨어진 윌머 폰트를 마무리로 돌리는 방안도 있다. SSG는 두 사람 외에도 모리만도, 박종훈, 오원석, 이태양 등 선발 자원이 차고 넘친다. SSG는 전신 SK 시절이었던 2018년 팔 상태가 좋지 않았던 앙헬 산체스를 불펜으로 돌려 우승 영광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SSG는 그 시즌에도 붙박이 마무리가 없었다.
물론, 선발로 6~7이닝을 책임져줄 수 있는 투수 투입을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다. 때문에 한국시리즈 SSG의 전략이 궁금했다. 김원형 감독은 결론을 내렸다. 집단 마무리 체제. 상황에 맞게 투수를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김광현과 폰트는 예정대로 원투펀치 역할을 한다. 깜짝 변칙 작전은 없었다.
과연 김 감독의 선택이 한국시리즈에서 어떤 변수를 만들까. 1, 2차전 SSG 불펜이 큰 문제 없이 돌아간다면 시리즈가 쉽게 끝날 수 있을 것 같다. SSG가 전력도 확실히 앞서고, 많이 쉬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경기라도 힘든 상황이 연출된다면, 시리즈가 격변으로 흐를 것 같은 느낌이다. 키움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