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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가 왜 떨리죠?' 더 무서운 이정후, KBO가 좁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10-29 09:31 | 최종수정 2022-10-29 20:56


2022 KBO 플레이오프 4차전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푸이그가 3회말 1사후 중월 솔로 홈런을 치고 이정후와 환호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10.28/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정후가 진짜 무서운 이유. 포스트시즌이 되면 더 강해진다. 큰 무대 '울렁증' 같은 것은 없다.

키움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 MVP는 단연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1차전에서 2루타 2방을 터뜨리더니, 2차전에서도 2루타 2개 포함 3안타 1타점을 터뜨렸고, 3차전에서는 임지열의 역전 홈런에 이어 백투백 쐐기 홈런까지 쏘아올렸다. 4차전에서도 안타를 추가한 이정후는 시리즈 타율 5할(16타수 8안타)을 기록하며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이정후는 현재 단연 리그 최고의 타자다. 정규 시즌 타격 5관왕에 사실상 MVP까지도 유력한 상황이다. 그런데 가을이 되면 더 강해진다.

그동안 숱한 강타자들이 큰 무대에서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었다. 누구를 특정해서 꼬집을 것도 없이,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도가 천지 차이인 타자들이 많았다.

그만큼 단기전에서는 상대의 견제가 더욱 강해지고, 타자 스스로도 심리적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 한 경기 승패에 따라 결과가 정해지는만큼 정신적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삐끗하며 성적도 좋지 않은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이정후는 포스트시즌에서 더 미친듯이 친다.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이 3할8푼9리(108타수 42안타)에 이른다. 플레이오프만 놓고 보면 7경기에서 타율 5할1푼6리(31타수 16안타)를 기록했고, 2019년 처음 경험한 한국시리즈에서도 팀은 비록 '0승4패'로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정후는 17타수 7안타로 시리즈 타율 4할1푼2리를 기록했었다. 중요한 경기에서는 더 잘치는 셈이다. 기록으로 보이지 않는 타구의 질이 더 빼어나다. 빗맞은 안타, 행운으로 만든 안타 보다는 제대로 맞춰서 정확하게 때린 타구가 훨씬 많다. 마치 안타를 만들어칠 수 있는 재주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특히 이정후의 진가는 벤치에서 더 빛을 발한다. 현재 키움 벤치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선수다. 정규 시즌에서보다 훨씬 더 동작을 크게 하면서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 3차전에서도 홈런을 치고 난 후 타구를 바라보며 천천히 뛰다 방망이를 던지는 배트 플립을 하는 모습이 화제였다. šœ은 선수들이 주축인 키움에서 '스타 플레이어' 이정후의 이런 모습들이 벤치 분위기를 확실하게 끌어올린다. 물론, 성적이 뒷받침 되고 있어서 더욱 빛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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