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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3 이순간]그 막강했던 LG 불펜이 무너졌다…연속 빅이닝+백투백 '와르르'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10-27 20:51 | 최종수정 2022-10-27 21:56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LG와 키움의 경기가 2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회말 2사 1루 키움 임지열이 역전 2점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0.27/

[고척=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7일 고척스카이돔.

키움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 1승1패로 맞선 LG 트윈스는 3차전 6회말 2-0으로 앞선 2사 3루에서 선발 투수 김윤식을 불러들였다. 이날 20타자를 상대로 3안타를 내줬으나 단 한 개의 정타를 내주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투구를 펼친 김윤식. 전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내준 이정후와의 승부를 앞두고 있었다. LG 벤치는 좌완 진해수를 마운드에 올리는 쪽을 택했다. 키움 타선과 세 번째 승부에 나서는 김윤식이 한계 투구수에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해 실점을 막겠다는 계산이었다. 올해 정규시즌 144경기 불펜 평균자책점 2,89로 KBO리그에서 유일한 2점대 불펜을 가진 LG였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이정후가 데뷔 이래 진해수와의 통산 맞대결에서 2할3푼1리(26타수 6안타)에 그쳤던 점도 고려했다.

그런데 이런 LG의 계획은 한순간에 꼬였다.

진해수가 1B에서 뿌린 몸쪽 높은 코스의 공에 이정후는 몸을 돌렸다. 이정후가 잠시 옷깃을 만진 뒤 다시 타석에 섰으나 구심은 '몸에 맞았다'는 제스쳐를 취하면서 1루를 가리켰다. 이정후가 사구로 출루한 가운데 주자가 한 명 더 쌓였다.

이어진 타순은 좌타자 김혜성. 김혜성은 진해수를 상대로 통산 5할5푼6리(9타수 5안타)로 강했다. 하지만 LG는 진해수를 믿는 쪽을 택했다. 김혜성은 진해수를 상대로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만들었다. 1점을 만회한 키움은 2사 2, 3루의 찬스를 이어갔다.

야시엘 푸이그가 타석에 서자 LG는 그제서야 필승조 정우영을 마운드에 세웠다. 푸이그는 정우영을 상대로 3루 방향 빗맞은 타구를 쳤다. 하지만 타구 속도가 느렸고, 3루수 문보경이 간신히 공을 잡았으나 1루로 공을 뿌리지 못하며 내야 안타가 됐다. 그 사이 이정후가 홈을 밟았고 승부는 2-2 원점으로 돌아갔다. 기세를 탄 키움은 김태진의 좌전 적시타로 역전까지 성공했다.

LG 불펜이 명예를 회복할 기회는 있었다. 7회초 타선이 2득점으로 다시 리드를 가져온 뒤, 정우영이 선두 타자 김휘집을 땅볼 처리하자 류지현 감독은 다시 필승조 가동을 선택했다. 여전히 강력한 투수가 넘쳐나는 LG 불펜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계산은 또 어긋났다. 김대유가 송성문을 뜬공으로 잘 처리했지만, 김준완이 친 높은 바운드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내야 안타를 내줬다. 류 감독은 셋업맨 이정용을 조기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키움은 이용규 대신 임지열을 대타로 내세웠다.


이 LG의 선택은 최악의 한 수가 됐다. 임지열이 이정용의 초구 147㎞ 직구를 공략,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포로 연결했다. 이정용은 다음 타자 이정후에게도 147㎞ 직구를 뿌렸으나, 이정후가 받아쳐 우월 솔로포, 백투백 홈런을 만들었다.

'최강'을 자부했던 LG 불펜, 그러나 이날만큼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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