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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팀에 2G 4안타-1득점' U-23, 준우승-유망주 활약은 '속빈 강정'[SC포커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10-23 23:18 | 최종수정 2022-10-24 04:29


◇사진출처=WBSC 홈페이지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만족', '성공'이란 단어를 떠올리기 쉽지 않다.

야구 대표팀이 대만에서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23세 이하(U-23) 야구월드컵 준우승 했다. 오프닝라운드-슈퍼라운드 총 8경기서 7승1패를 거둔 한국은 결승전에서 일본에 0대3으로 졌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상당수를 프로 선수로 채웠다. 조세진 한태양 윤동희(이상 롯데 자이언츠) 김기중 허인서(이상 한화 이글스) 김한별 오장한(이상 NC 다이노스) 이상영(상무) 등 KBO리그 1군 경험이 있거나 각팀 유망주로 분류되는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한국 마운드는 결승전에 앞선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5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내보다 넓은 스트라이크존과 정보가 많지 않은 상대 투수를 만나는 국제 대회에서 타선이 불붙기 쉽지 않은 여건을 고려할 때,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마운드의 힘, 야수들의 집중력은 결승행의 원동력이었다.

23세 이하 어린 선수들이 국제대회 단기전에서 생소한 팀들을 상대로 얻은 준우승의 무게를 과소평가할 순 없다. 다만 아쉬움도 없지 않다.

특히 일본에 당한 2패는 곱씹어 볼 만하다. 한국은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1대2, 결승전에서 0대3으로 졌다. 7이닝제였던 이번 대회에서 일본과 두 경기서 14이닝 동안 단 4안타를 만드는 데 그쳤다. 일본 타선은 슈퍼라운드에서 한국에 10안타, 결승전에선 5안타(1홈런)를 만들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사회인리그 소속 선수들로 엔트리를 채웠다. 인프라, 인구 면에서 압도적인 일본의 사회인리그는 수준 면에서도 KBO 퓨처스리그보다 한 수 위로 여겨진다. 타이틀은 '사회인'이지만 기업이 운영하고 프로 지망생 내지 프로(NPB)에서 자리 잡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인 사실상의 실업리그다. 한국과의 결승전에 2이닝 무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도미다 렌(미쓰비시자동차 오카자키)은 한신 타이거즈 6라운드 지명을 받아 내년에 프로로 가는 선수이기도 하다.

다만 일본 역시 팀 구성은 23세 이하 사회인 유망주였다. '프로' 타이틀을 달고 있고, 1군 경험도 없지 않은 한국 선수들이 마냥 '몇 수 아래'로 평가절하될 정도는 아니었다. 이럼에도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야구는 내용, 결과 면에서 일본과의 현격한 격차를 재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대회 8위를 극복한 발전, KBO리그 1군 소속 23세 이하 선수가 출전하지 않아 생긴 결과로만 바라보긴 어렵다.


2006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통해 급성장한 KBO리그와 한국야구는 여건 면에서 큰 발전을 이뤘다. 선수들의 몸값도 억 단위로 치솟은 지 오래. 그러나 국제대회 호성적 이전과 비교할 때 수준 면에서 발전이 이뤄졌는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국제 무대에서 보인 하락세는 어느 덧 10년을 향해 가고 있다. 반등을 위한 인프라 확충, 제도 개선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나, 정작 수준 면에서 이뤄진 발전은 미미하다. 외국인 선수 제도 확대 등 수준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는 변화는 지지부진하다.

이번 야구월드컵에 나선 선수 대부분이 향후 KBO리그의 근간이 될 재목이다. 준우승과 유망주 활약도 중요하지만, 일본에 당한 2패는 더 무겁게 느껴진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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