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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잘 맞나보다." PS와서 셋업맨 격상. 미치도록 행복한 고졸신인[준PO]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10-22 09:01 | 최종수정 2022-10-22 09:02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와 키움의 준PO 4차전 경기가 열렸다. KT 박영현이 투구하고 있다.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10.20/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가을이 잘 맞는 것 같다."

새로운 가을 투수의 탄생일까. 정규시즌에서 2홀드만 기록했던 고졸 신인이 포스트시즌에서 세이브와 홀드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KT 위즈 박영현.

박영현은 지난 17일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2-0으로 앞선 8회말 등판해 2이닝을 모두 삼자범퇴로 순삭시키며 팀 승리를 지켰다. 박영현이 8회를 막은 뒤 9회엔 마무리 김재윤 혹은 셋업맨 김민수가 나올 것으로 보였지만 KT 이강철 감독은 구위가 좋았던 박영현을 한번 더 올렸고, 그게 통했다.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세이브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KT의 두번째 승리에도 박영현이 있었다. 1승2패로 벼랑끝에 몰렸던 20일 4차전에선 위기 때 등판했다.

5-2로 앞서던 7회초 김민수가 첫 타자 몸에 맞는 볼에 이어 연속 2안타를 맞아 1점을 내주고 무사 1,2루의 위기가 이어지자 이 감독이 박영현을 호출했다.

박영현은 베테랑 이용규를 2루수앞 땅볼을 유도해 1루주자를 2루에서 잡아 첫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었다. 1사 1,3루서 이정후와의 승부가 중요했다. 다행히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만 내줬다. 4번 김혜성이 어설프게 친 타구를 자신이 직접 잡아 3아웃.

큰 위기를 최소 실점으로 넘기며 리드를 지킨 것이 통했고 KT는 7회말 대거 3점을 뽑으면서 8-4로 앞서 승기를 굳혔다.

박영현은 8회초에도 나와 첫 두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높였으나 이지영에게 좌전안타, 김휘집에게 좌월 투런포를 맞았다. 8-6으로 쫓기는 상황에서 김재윤으로 교체. 1⅔이닝 동안 2안타(1홈런) 2실점. 그래도 중요한 상황에서 팀의 리드를 지키며 데뷔 첫 포스트시즌 홀드를 챙겼다.


경기후 만났던 박영현은 밝게 웃고 있었다. 자신의 등판에대해 만족감을 보였던 박영현은 "홈런을 맞은 부분이 아쉽긴 한데 후회하지는 않는다"면서 "형들도 7회에 잘막아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얘기를 해주셨다"라고 했다.

정규시즌에서 2홀드밖에 없던 투수가 포스트시즌에서 1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본인도 믿기지 않는 표정. 박영현은 "정규시즌에서도 필승조를 못했는데 가을 야구와서 세이브도 하고 홀드도 하니 미치도록 행복하다"면서 "조금 긴장이 됐는데 내공을 던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던진게 잘 된 것 같다"고 했다.

셋업맨 김민수가 준PO에 오면서 부진한 상황이라 박영현이 그 자리를 맡을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

신인왕 후보에도 올라있지만 다른 쟁쟁한 후보가 많아 수상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박영현이란 이름을 확실하게 알렸다.

박영현은 "나는 가을이 잘 맞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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