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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K에 판정불만까지' 하룻밤새 천당이 지옥으로...실패 통해 배운 성공의 법칙, 망각한 대가는 컸다[승부처]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10-20 20:21 | 최종수정 2022-10-20 22:08


2022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KT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3회초 1사 2,3루 키움 푸이그가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0.20/

[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선수는 가까운 과거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전 타석의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 .

키움 히어로즈 야시엘 푸이그가 3차전 MVP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전 타석의 잔상이 남긴 욕심에 발목을 잡혔다.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5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푸이그는 4차전 승부의 키 플레이어였다. 상대 투수와 관계 없이 꾸준하게 출루하는 이정후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것이 그의 임무.

하지만 이날은 철저히 실패했다. 마인드 컨트롤도 생각하는 야구도 이뤄지지 않은 탓이었다.

전날 선제 결승 3점홈런 포함, 2안타 4타점. 좋은 타격감으로 1회 첫타석에서 선 푸이그는 1-0으로 앞선 1회부터 찬스를 맞았다. 2사 3루. 홈을 노리는 3루주자 이정후가 27.43m 밖에 서 있었다.

푸이그는 KT 선발 소형준과 3B2S 풀카운트 승부를 이어갔다. 커터나 투심을 예상했지만 7구째 122㎞ 몸쪽 커브에 배트를 내지 못했다. 루킹 삼진.

이 커브 공이 푸이그에게 좋지 않은 잔상을 남겼다.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아쉬움을 가질 법 했던 상황.


상대 실책이 겹치면서 2-0으로 달아난 3회초 1사 2,3루. 푸이그의 적시타 한방이면 KT의 전의를 상실케 할 빅 찬스였다.
2022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KT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3회초 1사 2,3루 KT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를 찾아 선발 소형준을 격려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0.20/
KT 이강철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향했다.

소형준을 만나 푸이그 상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인구 위주의 피칭 후 속지 않으면 1루를 채우는 전략.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그림. 타석에 선 당사자 푸이그만 급했다.

볼 2개는 잘 골라냈다. 타자에게 유리한 볼카운트. 소형준은 스트라이크 대신 또 한번 유인구 볼을 던졌다.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 푸이그가 참지 못하고 헛스윙을 했다. 4구째 몸쪽 투심에 파울볼.

2B2S에서 5구째 투심을 낮게 떨어뜨렸다. 이번에도 땅에 떨어지는 유인구 볼이었다. 하지만 푸이그는 또 한번 참지 못하고 배트를 돌렸다. 헛스윙 삼진 아웃.

KT벤치가 원했던 바로 그 그림이었다. 2사 2,3루가 됐고, 후속타자 마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찬스가 무산됐다. 카운터블로우를 날릴 수 있었던 순간. 푸이그의 단순함과 욕심이 빚어낸 참사였다.

첫 단추를 잘못 꿴 푸이그는 이날 4타수무안타 3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루킹 삼진을 당한 뒤 불편한 심기를 참지 못하고 주심에게 항의를 하며 체면을 구겼다. 타자는 낮게 보였지만 구위가 좋은 박영현의 빠른 공은 무릎 위를 통과한 명백한 스트라이크였다. 놀란 홍원기 감독까지 뛰쳐 나올 정도였다.
2022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키움과 KT의 경기가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8회초 키움 푸이그가 삼진판정을 받은 후 김병주 구심에게 어필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0.20/

2022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키움과 KT의 경기가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8회초 키움 푸이그가 삼진판정을 받은 후 김병주 구심에게 어필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10.20/

2022 KBO 준플레이오프 4차전 KT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8회초 키움 푸이그가 삼진을 당한 뒤 구심을 향해 강하게 어필하자 홍원기 감독이 급히 나와 상황을 진정시키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0.20/
전날 수훈선수 인터뷰 자리에서 푸이그는 "KBO리그에 처음 와서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결과에 급급하다 보니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반기 부진을 분석했다. 후반기 반등에 대해 "최대한 선구안에 신경쓰려고 했다. 시즌이 갈수록 좋은 공을 보고 치려고 인내심에 신경을 썼다. 이런 좋은 흐름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패를 통해 배운 성공의 법칙. 전날 하루 성공에 취해 망각 했던 하루였다. 대가는 뼈아픈 패배로 이어졌다. 결정적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흐름을 넘겨주며 6대9 쓰라린 역전패로 시리즈 원점을 내준 키움. 무거운 발걸음으로 22일 5차전이 열리는 고척을 향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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