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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KBO리그에서 가장 낮은 연봉을 받은 외국인 선수. 가족 앞에서 그는 누구보다 큰 존재감을 보여줬다.
순위 싸움이 치열했던 시즌 막바지에도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달 2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선발로 나온 뒤 세 차레 구원 등판으로 불펜에 힘을 보탰다.
선발투수로 확실하지 않았던 입지. 애플러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 투수로 등판하면서 26일 만에 선발 등판을 하게 됐다.
1회말부터 실책이 나오면서 1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박병호와 장성우를 삼진과 땅볼로 잡아냈다. 3회말에도 연속 실책이 나왔지만, 1실점(비자책)으로 막았다.
수비는 흔들렸지만, 화끈한 공격이 애플러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1회초부터 야시엘 푸이그의 스리런 홈런이 나왔고, 3회부터 5회까지 꾸준하게 점수를 냈다. 5회까지 총 9점을 지원을 받은 애플러는 5이닝 6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으로 경기를 마쳤다.
애플러에 이어 불펜 투수들은 남은 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고, 키움은 9대2로 3차전 승리를 잡아냈다.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로 맞이한 3차전 승리를 가지고 간 팀이 플레이오프에 올라간 경우는 100%.
경기 후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애플러가 올 시즌 많은 승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오늘 경기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 타선에 찬스를 주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애플러는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비교해 무게감이 다르다"라며 "팬들의 응원도 평소와 다른데 더욱 열광적이어서 흥분도 많이 올라간다. 그래서 긴장도 되지만 중요한 경기인 만큼 최대한 흥분을 가라 앉히고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애플러는 이어 "오늘 피칭 전략은 장타를 주지 않는 거였다. 실투는 절대 안된다는 마음으로 한 구 한 구 집중력을 갖고 던졌다. 팽팽한 시리즈 전적에서 승리를 챙겨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애플러의 아내와 딸이 왔다. 애플러는 "가족의 방문은 늘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 가족들에게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라는 선물을 안겨줘서 기쁘다"고 전했다.
애플러는 이어 "많은 팬들께서 경기장에 찾아 주셨다. 팬 분들께 승리할 수 있는 피칭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인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