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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진심이었다. 데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타자로서의 출전. 아무리 대 선배의 은퇴 경기이고, 스페셜 매치같은 느낌으로나선 타석이었지만 그는 홈런을 노렸다.
허나 고우석은 초구를 지켜본 뒤 2구째를 휘둘러 파울을 만들었고, 3구째 볼을 잘 골라내더니 4구째 투수쪽으로 가는 안타성 타구를 쳤다. 이대호의 멋진 수비로 투수앞 땅볼. 이대호와 고우석은 서로 껴안으며 특별한 매치를 마무리했다.
당시 상황을 고우석에게 물었다. 그는 홈런을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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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은 "타격하는 것을 꿈꿔왔다. 타석에 들어가서 투수의 공을 한번 느껴보고 싶었다"라고 했다. 투수로 입단했지만 투수로는 1군에서 던져보지 못하고 타자로만 뛰었던 이대호가 마지막 경기서 투수의 한을 풀었을 때 고우석은 타석에 서고 싶은 꿈을 이룬 것.
숱한 위기에 등판해서도 150㎞가 넘는 공을 아무렇지 않게 뿌리는 고우석이지만 타석에서의 느낌은 분명히 달랐다. 고우석은 "많은 관중에 타석에 들어가니까 투수할 땐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타석에 서니 다리가 떨리더라"라며 당시의 느낌을 말했다.
홈런을 노렸다. "마음 속으로는 앞에서 툭 걸려서 넘기려고 했다"는 고우석은 "그림이 만들어 지려니 투수쪽으로 갔다. 처음엔 전력질주를 했는데 잡히자 마자 에잇. 타자들의 마음이 이해 되더라"라며 당시의 아쉬웠던 마음을 밝혔다.
둘 다 진심으로 던지고 쳤기에 이대호 은퇴 경기 최고의 장면이 만들어졌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