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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실책→주루 미스→찬스 삼진, 머피의 법칙에 무너진 150억 FA[WC1 승부처]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10-13 21:25 | 최종수정 2022-10-13 22:38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1,2루 KIA 나성범이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2.10.13/

[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수비, 주루, 타격. 모두 낙제였다. KIA 타이거즈 나성범이 가장 중요한 순간 아쉬운 모습으로 고개를 숙였다.

나성범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서 3회말 수비 실수를 했고 이것이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주루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나왔고, 결정적 찬스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나성범은 올시즌 KIA가 6년간 150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영입한 외야수다. 타율 3할을 넘기는 컨택트 능력에 20홈런 이상의 장타력까지 보유한 외야수. 게다가 어깨도 강한 우익수로서 수비에도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나성범은 큰 경기에서 아쉬운 수비를 연달아 보였다. 하필 1경기라도 패하면 끝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베테랑답지 않은 수비를 보이고 말았다.

0-0이던 3회말 1사 1,2루. KT 1번 조용호가 우측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타자가 조용호라 조금 앞당겨서 자리를 잡았던 나성범은 타구를 바라보며 끝까지 달렸으나 타구를 잡지 못했다. 문제는 이때였다. 펜스를 맞은 타구가 나성범의 옆으로 흐르고 말았다. 나성범이 일찍 포구를 포기하고 펜스플레이를 준비했다면 1루주자 심우준의 홈 쇄도는 막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공이 옆으로 흐르면서 나성범이 공을 잡는 시간이 지체됐고 그사이 2루 주자 배정대에 이어 심우준까지 홈에 들어와 0-2가 됐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아쉬움이 큰 장면이었다.

2번 황재균의 삼진으로 2사가 되며 한숨 돌리는가 했지만 아쉬운 수비가 또 나왔다. 이번에도 나성범이었다. 3번 앤서니 알포드가 우측으로 강한 안타를 쳤다. 빠르게 굴러갔던 타구. 우익수 나성범이 달려 나오며 홈 송구를 준비했다. 2루주자 조용호는 아직 3루에 이르지 못한 상태. 나성범이 공만 잡는다면 강한 어깨를 생각하면 여유있게 아웃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홈 송구도 공을 잡아야 할 수 있는 것. 타구가 나성범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튀었다. 나성범은 공을 쫓아 펜스쪽으로 달려갔고 조용호는 홈을 밟고, 알포드는 3루까지 달렸다.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IA 나성범이 실책 후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2.10.13/
홈에서의 멋진 승부를 생각했던 3루측 KIA 응원석에선 탄식이 나왔고, 1루측 KT 응원석에선 큰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2사 1,3루서 토마스 파노니가 구원 등판해 5번 장성우를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나성범으로선 최고의 우익수 송구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두번 모두 공을 ?는 안타까운 장면으로 바뀌고 말았다.


4회초엔 베이스러닝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1사 2루서 우전안타를 쳐 1,3루의 찬스를 이어간 나성범은 4번 소크라테스의 우전안타 때 2루에 안착했다. 그런데 이때 우익수 조용호가 공을 빼다가 빠뜨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나성범은 3루로 달리지 못했다. 후속 최형우가 1루수 강습 타구를 쳤기 때문에 나성범이 3루에 가지 못한게 더 아쉬웠다.

나성범에게 동점 기회가 왔다. 2-3으로 1점차 뒤진 7회초 2사 1,2루가 나성범을 찾아온 것. 큰 것 한방이면 단숨에 역전이 가능했다. 하지만 만회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을까. 2S로 몰린 나성범은 3구째 유인구에 배트를 내다가 가까스로 멈췄지만 4구째 129㎞의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KIA는 1점차로 쫓았지만 8회말 3점을 내주면서 결국 2대6으로 패했다.

KIA를 5위로 올려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올리는데 나성범의 활약이 컸지만 정작 포스트시즌에서는 아쉬움이 계속 쌓였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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