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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벌 떠는 모습 보이기 싫다"…155㎞ 파이어볼러, K 머신으로 돌아왔다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2-10-10 08:54 | 최종수정 2022-10-10 11:10


2022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김민.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9.28/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벌벌 떠는 모습 보이기 싫어요,"

KT 위즈에 반가운 전력이 하나 합류했다. 유신고를 졸업해 2018년 1차 지명으로 KT에 입단한 김 민(23)은 입단 당시 빠른 공을 가지고 있는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변화구 역시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3시즌 동안 60경기에서 13승17패 1홀드 평균자책점 5.27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3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그는 완전히 달라졌다. 상무 첫 해 퓨처스리그에서 27경기 1승1패 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1.75로 활약한 그는 올해는 35경기에서 1승1패 12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한 뒤 9월 말 전역해 KT에 합류했다.

올 시즌 성적은 떨어졌지만, 전반적으로 공의 위력이나 경기 운영은 더 좋아졌다는 평가. 이강철 KT 감독도 "김 민은 2스트라이크만 올리면서 삼진을 잡을 확률이 높다"고 이야기했다.

김 민은 KT 합류 후 5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2.57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 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홈런에 실점이 나오긴 했지만, 이전 4경기에서는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김 민은 "야구에 대한 진심, 소중함을 많이 느낀 시간"이라며 "군인이라 지면 안 된다고 박치왕 감독님께서 매 경기 승리를 강조하셨다. 퓨처스리그지만, 긴장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매 경기 포스트시즌과 같은 긴장감으로 치르다보니 지금 긴장하지 않고 공을 던질 수 있다"고 상무에서의 시간을 돌아봤다.

김 민은 이어 "최대한 긴장하는 티를 내지 않고, 여유를 가지려고 한다. 감독님께 벌벌 떠는 모습 보이기가 싫다"라며 "입대 전에는 던지는 공마다 신경 쓰이고, 실점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지금은 편하게 공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잠실 LG 트윈스전은 달라진 김 민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던 순간. 5-3으로 앞선 5회말 무사 2루에서 박영현이 채은성을 만나 2S를 잡자 이 감독은 김 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타자와의 승부 중간 투수를 교체하는 건 흔치 않은 일. 김 민은 슬라이더로 삼진 처리했다. 이후에도 등판한 그는 2⅔이닝 무실점으로 복귀 후 첫 홀드를 올렸다.


김 민은 "타자와의 승부 중에 마운드에 오를 줄은 몰랐다. 이 상황에서 왜 올라가는지 캐치하려고 했다. 첫 공은 무조건 슬라이더를 던진다고 생각했는데 힘이 들어가 원바운드가 됐다. (김)준태 형이 잘 막아줬다. 타자도 팀 배팅을 하려고 한 거 같은데 그 과정에서 헛스윙이 나온 거 같다"고 했다.

KT는 최소 4위를 확보. 가을야구를 앞두고 있다. 김 민은 "군에서 복귀 후에는 1군 등록이 목표였다. 가을야구 엔트리 합류는 생각한 적도 없다"라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어간다면 무조건 잘해야 한다. (김)재윤이 형, (김)민수 형이 두 번 던질 거 한 번 던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형들의 부담을 더는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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