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2022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또 파격적인 승부수가 등장했다. 마무리투수를 두 박자 빠른 타이밍에 기용해 주도권을 미리 낚아채는 작전이다. 리그 최강급 마무리가 8회도 아닌 7회에 등판했다.
메츠는 9일(한국시각)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 3-2로 근소하게 앞선 7회초, 마무리 에드윈 디아즈를 곧바로 투입했다. 시리즈 1패로 뒤진 상태였기 때문에(3판 2선승)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다. 때문에 이 용병술은 메츠가 엄청난 시뮬레이션 끝에 도출한 최선의 한 수였음에 틀림없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디아즈는 7회를 실점 없이 막았다. 메츠는 7회말 대거 4점을 뽑았다. 메츠 벅 쇼월터 감독의 어깨가 으쓱할 만한 전개였다. 디아즈(시즌 32세이브)는 8회 2사까지, 아웃카운트 5개를 책임졌다. 남은 아웃카운트 4개는 셋업맨 아담 오타비노(19홀드)와 세스 루고(16홀드)가 합작했다.
다만 이 작전은 매우 제한된 조건에서만 완벽하게 펼칠 수 있다.
6회까지 단 1점 앞선 상황에서, 7~8회에는 반드시 추가득점에 성공해야 하며, 셋업맨급 투수 최소 2명이 불펜에 남아 있어야 한다.
먼저 가장 큰 위험요소는 추가득점 실패다. 마무리를 먼저 꺼내는 이유는 가장 위험한 순간을 무조건 막겠다는 의도다. 그리고 단 1점이라도 점수 차이를 더 벌려놓고 나서,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황을 조성해, 셋업맨으로 마침표를 찍는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도망가지 못하면 셋업맨이 그대로 1점 차이에 8~9회에 등판하는 상황에 내몰린다. 작전 의도가 퇴색된다.
장점은 7~8회에 확실한 승기를 틀어쥘 수 있다는 것이다. 가진 전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다 활용한다는 점에서 상대보다 앞선다. 1점 리드한 7~8회에 셋업맨이 동점을 허용하는 경우는 숱하게 벌어진다. 마무리를 써보지도 못하고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다.
전통적으로 메이저리그는 트렌드를 주도했다. 선발투수가 없는 오프너 게임(불펜 게임), 강타자를 4번이 아닌 1~2번에 배치, 단기전 최종전에서는 에이스까지 불펜 대기 등등 이미 KBO리그에서도 익숙해진 장면들이다. 올해 나온 메츠의 변칙 운용이 KBO리그에도 바로 등장할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