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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다같이 잘해야 강팀이고, 가을야구에 갈 수 있다. 조언을 구하는 후배가 있다면 내가 아는 한 열심히 가르쳐주고자 한다."
그런데 이대호만 잘해서는 곤란하다. 이대호가 첫 타격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한 2006년, 롯데는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했다.
이른바 '비밀번호(8888577, 롯데의 가을야구 연속 실패)'가 깨진 건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카림 가르시아, 홍성흔 등 능력있는 사령탑과 든든한 동료들이 보강된 뒤였다. 2008~2012년의 5시즌은 롯데가 가을야구 단골로 자리잡은 '황금기'였다. 그 중심에 이대호의 커리어하이, 타격 7관왕을 휩쓸었던 2010년이 있다.
롯데는 3일 두산 베어스에 3대9로 졌다. '롯데 전승+KIA 잔여경기 전패'라는 실낱같은 희망은 그렇게 부서졌다. 롯데는 은퇴시즌에 전성기 못지 않게 자신을 불사른 이대호를 가을야구 무대에 보내지 못했다.
'불혹' 이대호의 존재감은 MVP 시즌 못지 않았다. 최전성기를 달리는 이정후, 원숙한 기량을 뽐내는 피렐라 나성범 등과 타격 전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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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맹활약을 앞세워 통산 7번째 100타점 고지에도 올랐다. 이대호는 1-4로 뒤진 5회 추격을 알리는 투런포 포함 혼자 3타점을 올리며 시즌 막판까지 식지 않은 방망이를 과시했다.
하지만 사직구장을 가득 채운 1만1162명의 부산 야구팬들 속에서도 이대호는 외로웠다. 이날 롯데는 단 6안타에 그쳤다. 멀티히트를 기록한 선수는 9번타자 박승욱(2안타)이 유일했다. 최다 출루는 홈런 외에 2볼넷으로 3번 출루한 이대호 자신이었다.
타율 홈런 타점 최다안타 등 타격 주요 부문에서 팀내 1위, 비율 기록에서도 시즌 막판 합류한 잭 렉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1위를 지킨 이대호다.
뒤집어보면 롯데 선수단이 '레전드' 이대호의 은퇴 예고라는 강력한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결국 그 책임은 코치진과 프런트 전반에게 돌려질 수밖에 없다. 그 의미에 걸맞는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한 1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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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초 무리한 4일 로테이션의 여파는 에이스 찰리 반즈를 막판까지 괴롭혔고, 한동희를 비롯한 주요 선수들은 시즌 내내 부상을 달고 뛰며 제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기 내내 조기 강판된 선발투수들의 뒤치닥꺼리를 하면서도 호투를 거듭하던 나균안에게 선발 한자리가 주어진 건 무려 8월이 되어서였다.
결국 후반기 롯데는 가을야구를 목표로 했고,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며 5강 진입에 사활을 걸었다. 하지만 전반기에 뒤처진 만큼을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다. 거듭된 희망 고문은 좌절로 끝났다.
최근 6년간 롯데에서 100타점을 넘긴 타자는 이대호(4회)가 유일하다. 2023년부터 롯데는 팀내 구심점이자 유일한 100타점 타자 없이 시즌을 치러야한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