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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 에이스 케이시 켈리(33)는 전반기 폭주했다.
전반기 그렇게 쉽게 쌓이던 승리가 뜸해졌다. 승리 수 만큼 패전 수도 늘었다.
9월의 마지막 경기, 잠실 NC전 이전까지 후반기 10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3.10. 직전 2경기에서 2연패를 당했다. '지친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이 따라붙었다.
하지만 켈리는 에이스다웠다. 포수 유강남과의 호흡 속에 변화구 위주로 패턴을 바꾸며 다이노스 타선의 예봉을 피해가는 해법을 찾았다. 2회부터 7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버티며 2대1 소중한 승리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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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는 지나간 일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 후반기 승수를 많이 못 쌓은 아쉬움 보다 전반기 많이 쌓았던 승리에 대해 경이적인 느낌을 전했다.
"플럿코 선수랑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승리를 거뒀을까 이야기 하면서 좀 놀라긴 했어요. 저희가 나갔을 때 팀이 리드한 상황이 많았던 거고 저희가 팀 승리에 기여를 했다는 거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얘기를 해 봤던 것 같아요."
입에 달고 다니는 "내 뒤에 환상적인 야수들과 불펜진"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는다.
"오늘도 (2-1로 앞선) 7회초 2사 만루에 정우영 선수가 올라와서 중요한 삼진을 잡았는데, 그런 것을 보면 저희 불펜 투수들이 시즌 내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거든요. 항상 꾸준하고 신뢰감이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줬기 때문에 그런 불펜 선수들이 뒤에 있는 가운데 제가 선발로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은 굉장히 기분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0승도, MVP도 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보다 팀 동료 덕분에 쌓은 16승의 가치를 앞세우는 품격의 에이스.
살짝 지친 어깨를 재충전하고 나설 한결 여유 있는 가을야구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감이 물씬 커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