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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볼넷과 1승 언제든 맞바꿀 수 있다", 이게 60홈런 타자의 여유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9-28 16:28 | 최종수정 2022-09-28 16:34


뉴욕 양키스 에런 저지가 28일(한국시각)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꺾고 지구 우승 확정한 뒤 축하 행사에서 손을 들어 기쁨을 나타내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가 '악의 제국'이라는 건 시기와 질투가 담긴 표현이다. 돈으로 선수를 사들이고 우승을 밥먹듯 하니 '생태계 교란자'라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양키스가 3년 만에 지구 정상에 오르면 '악의 제국'다운 위용을 뽐냈다. 양키스는 28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제임스 타이욘의 호투와 글레이버 토레스의 맹타에 힘입어 5대2로 승리했다.

95승59패를 마크한 양키스는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3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토론토는 87승68패로 지구 2위, 와일드카드 1위를 유지했다.

이로써 양키스는 LA 다저스,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이어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거치지 않고 디비전시리즈에 직행하는 3번째 팀으로 결정됐다. 디비전시리즈 직행 나머지 한 팀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나온다.

양키스의 성적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1901년 창단한 양키스가 가을야구 무대에 서는 건 올해가 58번째다. 2017년 이후로는 6년 연속 진출이고, 1995년 이후 최근 28년 중 24번 포스트시즌행 열차를 탔다. 또한 1969년 지구가 분할된 이후에는 20번째 지구 우승이다.

이날 경기의 스포트라이트는 물론 애런 저지에게 쏠렸다. 그러나 저지는 토론토 투수들의 철저한 코너워크와 유인구를 상대하며 4개의 볼넷을 얻었다. 저지는 지난 21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시즌 60호 홈런을 터뜨린 뒤 이날까지 7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이 기간 23타수 5안타에 그치면서 무려 13개의 볼넷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경기 후 "나는 매일 4개의 볼넷과 승리를 맞바꿀 수 있다"며 승리의 의미를 강조했다. 모든 미디어와 팬들의 관심의 저지의 배트에 쏠려있는 상황에서도 양키스는 7경기에서 6승1패의 호조를 보이며 지구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저지는 "10월 말에는 좀더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아직 지구 우승을 할 기회가 없었던 많은 선수들에겐 특별히 기쁜 날"이라면서 "그들과 함께 기쁨을 누릴 수 있어서 오늘 밤은 정말 특별하고 즐겁다"고 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도 "우리는 올해 최고의 지구에서 최고의 팀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우리 선수들 모두 알고 있다.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의기소침한 때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 밤은 축복받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 살아남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1차 관문을 통과했을 뿐이다. 챔피언이 우리의 목표"라며 우승 의지를 밝혔다.

양키스가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날 팀은 중부지구 우승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와일드카드 3위가 유력한 시애틀 매리너스간 와일드카드 시리즈 승자가 될 공산이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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