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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킬러'의 이례적 격한 환호, 세가지 이유가 있었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09-28 21:13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NC 선발투수 구창모가 역투하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9.22/

[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1로 팽팽하던 6회말 1사 1,2루. 노진혁의 우월 3점 홈런이 터졌다.

1루 덕아웃 앞에서 등판을 준비중이던 NC 선발 구창모는 양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동료선수와 하이파이브도 이어가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노진혁이 들어오자 발벗고 나가 포옹까지 했다.

평소 포커페이스인 토종에이스. 무엇이 덤덤하던 그를 이토록 기쁘게 했을까.

2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15차전. 구창모는 시즌 18번 째 선발 등판에 나섰다.

중요한 경기였다. 운명의 7연전의 두번째 경기. 전날 키움전에서 연장승부 끝 6대5 승리로 KIA와의 승차를 2게임 차로 줄였다. 하지만 무려 7명의 불펜을 소모했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버티며 승리발판을 마련해야 했다. 구창모는 해냈다. 96구 만에 7이닝을 5안타 무4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하며 4대3 승리를 이끌었다.

후배 원태인과의 698일 만에 펼친 통산 4번째 맞대결도 필승의지를 더했다. 구창모는 '삼성 킬러'다. 지난 2019년 9월15일 창원 경기 이후 삼성전 5연승을 달리고 있다. 올시즌도 2차례 만나 10⅔이닝 2승무패 0.84의 철벽 평균자책점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원태인만 만나면 결과가 좋지 않았다.

원태인이 데뷔한 2019년 이후 구창모는 이날 경기 전까지 3차례 선발 맞대결에서 1패에 그쳤다. 맞대결 팀 성적도 1무2패.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NC 다이노스 경기
NC 1회말 삼성 선발투수 원태인
창원 NC파크
2022년 9월 28일.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2019년 6월4일 대구 경기에서 5이닝 1실점 했지만 5이닝 무실점 한 원태인에 1대3으로 패했다. 같은 해 9월8일 대구 경기 리턴매치에서 나란히 6이닝 2실점씩 했지만 팀이 4대9로 졌다.


지난 2020년10월30일 대구 경기에서는 5이닝 3실점, 원태인은 7이닝 3실점으로 4대4 무승부로 끝났다.

세차례 맞대결에서 단 한번도 비교 우위를 점한 적이 없었다. 리그 최고 좌완투수로선 자존심 상할 만한 일. 이날 4번째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우세승으로 팀 승리까지 이끌었다. 원태인은 5회까지 팽팽하게 맞섰지만 6회 노진혁에게 3점포를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6이닝 9안타 무4사구 4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7패째(10승).

3년 만의 10승 복귀 경기도 구창모를 기쁘게 한 요소였다.

2019년 10승을 거둔 구창모는 2020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지만 부상으로 9승(무패)에서 멈춰섰다. 이후 기나긴 재활의 터널을 지나 올시즌 복귀한 그에게 10승 복귀는 감회 어린 완벽 부활의 상징적 수치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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