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최근 SSG 랜더스 더그아웃에는 사뭇 긴장감이 맴돈다. 선수들의 표정도 진지해졌다.
더군다나 SSG는 1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9회초까지 8-4로 앞서고 있다가 9회말 마무리 문승원이 무너지며 8대9로 패했다. 9회말에만 5실점 하면서 다 이겼다 생각했던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비단 문승원 혼자만의 패배가 아닌, SSG 벤치 전체에 미친 충격이 엄청난 경기였다. 같은날 LG가 또 이기면서 두 팀의 격차는 3경기 차로 줄어들었다.
원래 쫓는 입장보다 쫓기는 입장이 더 두려운 법. 하지만 SSG는 최근 그런 여유가 확실히 사라진듯 보인다. 김광현이 '에이스'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윌머 폰트의 기세도 전반기와는 다르고 다른 선발 투수들도 기복이 있다. 불펜진도 마찬가지. 최 정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타선의 등락도 심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걱정인 것은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 난조보다도 결정적인 상황에서 SSG 특유의 집중력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8월까지 이기고 있던 경기는 확실히 지키고, 지고 있던 경기는 뒤집던 SSG가 최근 들어서는 그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원형 감독은 13일 롯데전에 앞서 만난 자리에서, 최근 분위기에 대해 묻자 "사실 지금까지 계속 좋지 않았나. 모두가 잘해왔다. 8월 끝날 때까지도 격차가 있었고, 그게 좁혀지다보니까 선수들도 그렇고 (조급해지는 것 같다). 평상시와 똑같은 마음을 가질 수는 없는 시점이다. 지금은 상대가 아니라 우리의 경기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SSG에게는 잊지 못할 2019년의 악몽이 있다. 정규 시즌 우승 직전 따라잡히면서 결국 우승을 하지 못했던 기억이다. 지금 주전으로 뛰고있는 선수들 중 대부분이 그때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여전히 우승에 가장 유리한 팀은 SSG다. 완벽한 피날레를 위하여, 다시 평상심을 되찾고 처음부터 시작할 필요가 있다. 진짜 위기는 이제부터 어떤 경기를 하느냐에 달려있다.
부산=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