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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김태형호'가 8년 만에 익숙하지 않은 자리에 앉았다.
김 감독이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후 두산은 꾸준하게 가을야구에 초대됐다. 가을야구 뿐 아니라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냈다. 이 중 한국시리즈 우승이 세 차례, 통합우승이 두 차례였다.
좋은 성적 뒤에는 그림자도 있었다. 두산은 매년 마지막까지 야구를 하면서 다른 팀보다 한 달의 휴식이 부족했다. 누적된 피로는 부상으로 이어졌고, 결국 올 시즌 곳곳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
여기에 전성기를 이끈 선수들이 매년 FA 자격을 얻어 나온 만큼, 굵직한 선수 유출까지 꾸준하게 이어졌다.
결국 올 시즌 한계가 나오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운이 따르지 않았다. 지난해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단 외국인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과 부진이 이어지면서 3경기 평균자책점 8.22라는 초라한 성적은 남기고 방출됐다. 타석에서는 지난해 팀 홈런 1위를 기록했던 양석환이 옆구리 부상으로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기존 마무리투수 김강률이 부상으로 빠졌고, 기대했던 필승조 전력 박치국도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철원이 신인왕 페이스로 마운드에 힘이 되고 있지만, 더해진 전력보다 빠진 전력이 더 많은 두산으로서는 힘을 내기는 어려웠다.
후반기에도 반등이 요원했다. 김강률을 대신해 마무리투수로 나섰던 홍건희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기도 했고, 선발 자원이었던 곽 빈과 이영하까지 이탈했다.
무엇보다 팀 타선이 전반적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115경기를 치르는 동안 팀 타율이 2할4푼9리에 머무르면서 전체 9위에 그쳤다.
매년 후반기 남다른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치고 올라갔던 두산이었지만, 8월 치른 21경기에서 7승14패로 승률이 3할이 채 되지 않았다.
3일까지 두산은 5위 KIA 타이거즈(58승1무58패)와 8.5경기 차를 기록하고 있다. 30경기도 남지 않은 시점. 두산 베어스가 8년 만에 낯선 가을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