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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뒤늦은 결단이 롯데 자이언츠의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돌아보면 결국 외국인 선수들의 뒤늦은 교체가 롯데 구단 40년사 최고의 타자를 가을야구도 없이 떠나보낼 위기에 빠뜨린 모양새다.
당초 롯데 구단은 글렌 스파크맨과 DJ 피터스에 대해 5월쯤부터 교체를 준비했지만, 망설임의 시간이 길었다.
전반기 종료 후 올스타 브레이크에 피터스를 교체할 당시 스파크맨도 함께 바꿀 예정이었다. 하지만 구단내 스파크맨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결국 피터스만 먼저 잭 렉스로 교체됐다. 스파크맨이 퇴출된 건 후반기 2경기를 추가로 망친 뒤였다.
다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댄 스트레일리는 2일 두산전까지 5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1.50의 쾌투를 이어가고 있다. 4일 휴식임에도 첫 경기였던 8월 10일 키움전(5이닝 무실점)을 제외하면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던지고 있다.
렉스 역시 후반기 32경기에 출전, 타율 3할3푼3리 6홈런 1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4로 피터스와는 차원이 다른 타격을 과시하고 있다. 수비력 역시 우려했던 것과 달리 준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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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과감하게 두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것은 가을야구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롯데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이대호 한국 복귀 첫해인 2017년이다. 이대호와의 감동적인 작별인사를 위해서는 적어도 포스트시즌에는 나가야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두 선수의 가세 덕분에 롯데는 8월 중순부터 대반격에 나섰다. 롯데는 스트레일리 첫 등판 이후 성적에서 12승8패를 기록, 10개 구단 중 2위(1위 LG 12승4패)를 기록중이다. 선수단에도 한층 에너지가 붙었다. 하지만 KIA를 따라잡는 게 쉬워보이지 않는다.
외인 교체 타이밍이 너무 늦었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롯데로선 스스로의 연승과 더불어 KIA가 스스로 넘어지기만을 바라야하는 입장.
대체 외국인 선수는 흔히 다음 시즌까지 바라본 영입이라고 한다. 스트레일리와 렉스 역시 그런 속내가 없지 않다.
하지만 롯데팬들에겐 다음 시즌보다 이번 시즌이 갖는 의미가 더 크다. 너무 늦었던 외인 교체 타이밍이 한층 아쉬울 수밖에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