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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마지막 은퇴식 때는 눈 마주치지 말자고 했어요."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친 이대호는 네 번째 타석에서 적시타를 날렸다. 7회에는 홈런까지 날렸다. 2사 만루에서 두산 투수 김동주의 슬라이더를 받아쳤고, 타구는 그대로 담장을 넘어갔다. 이대호의 시즌 18호 홈런. 개인 통산 11번째 만루포다.
이대호의 활약을 앞세운 롯데는 16대4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대호는 KBO리그에서 369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 중 만루에서 날린 건 11개에 불과하다. 이대호는 "홈런은 쉽지 않은 것"이라며 "특히 4번타자로 나섰기 때문에 상대가 찬스 때에는 힘들게 공을 던진다. 내가 홈런 스윙을 하는 타자도 아니었던 만큼,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홈런 욕심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전에는 이대호를 위한 커피차가 와 있었다. 이대호는 "너무 기분 좋은 하루였다. 야구장에 도착하자마자 커피차를 봤는데, 몰랐던 상황에서 선물을 받으니 좋았다. 마지막에 많은 선물도 보내주신다. 매년 감사함을 느끼지만, 올해는 더 크게 느껴졌다"고 고마워했다.
이날 이대호는 6회 2루에 있던 이대호는 한동희의 안타 때 전력질주를 해 홈을 노렸다. 그러나 좌익수 김재환의 홈 송구가 정확하게 들어갔고, 이대호는 아웃이 됐다.
이대호는 "(한)동희에게 미안하다. 최선을 다했는데 타점을 올리지 못했다"라며 "대선배라 그런지 인상은 안쓰더라. 나나 동희나 못 들어오는 건 마찬가지일 거 같다"고 웃었다. 이어 "동희한테 미안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제 24경기면 이대호는 현역 선수 유니폼을 벗는다. 가을야구에 가면 몇 경기는 더 뛰겠지만, 조금씩 '선수 이대호'의 마지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대호는 "24경기 남았는데 하루하루 줄어드는게 빨리 줄어드는 거 같다. 무서운 선배가 없어서 좋아하는 후배도 있겠지만, 힘들게 함께 야구했던 후배는 아쉬워하더라. (전)준우, (정) 훈이에게 마지막 은퇴식 때에는 눈 마주치지 말자고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