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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내년 3월 개막하는 제 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2017년 대회 이후 무려 6년만에 개최된다. 하지만 이번 1라운드 개최국 가운데 한국은 빠졌다. 왜일까.
사실 표면적으로 WBC 같은 국제 대회를 개최하면,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국내 야구팬들에게 다른 나라의 국가대표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랐다. 일단 WBC 주최인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최대 흥행 카드 '한일전'을 고려했다. 사실 WBC 참가국들 중에 '야구 국가대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두팀은 단연 한국과 일본이다. 본고장인 미국마저도 국가대표에 대한 팬들의 흥미는 크지가 않다.
이번에는 한국과 일본이 같은 조에 속해있기 때문에 2009년 대회 이후 14년만에 WBC 한일전이 성사되고, 향후 결과에 따라 한일전이 3차례 이상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주최측이 바라는 최상의 그림이기도 하다.
또 2017년 대회 때와 달리, 고척돔 유치 추진 자체가 소극적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당시에는 한국에서 최초로 WBC 대회가 열린다는 취지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생갭다 효과가 미미했다. 고척돔이 국제 대회를 치르기에는 좌석 규모가 적은 구장인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장을 찾는 '직관' 관중들이 기대를 훨씬 못미쳤다.
대회 주최측이 요구하는 경기장 규정이나 필요한 환경 등 조건이 까다로운 것도 한 몫 했고, 그에 반해 효과는 적었다. 또 최근 열린 국제 대회에서 계속해서 부진했던 야구 대표팀에 대한 부담감도 작용했다. 특히 2017년 대회는 서울에서 1라운드가 열렸음에도 '안방 효과'는 거의 누리지 못했고, 오히려 한국 대표팀이 충격의 탈락을 겪는 이변이 발생하면서 역풍이 불었다.
WBC 개최국 선정은 공식 신청 절차가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주최측과의 상의 하에 선정된다. 내년 WBC는 대만의 개최 의지가 워낙 크기도 했지만, 한국의 이런 '속사정'이 뒷배경으로 작용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