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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중 1명이 짐 쌌다…MVP도, 13홈런 타자도 역대급 찬바람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07-18 21:52 | 최종수정 2022-07-19 05:52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2회말 1사 롯데 피터스가 솔로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6.30/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화려한 과거의 영광이나 한가지 장점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역대급' 찬바람으로 외국인 선수들이 철퇴를 맞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18일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 웨이버 공시를 발표했다. 아직 대체 외국인 타자는 확정되지 않았다. 피터스는 홈런이라는 장점이 있는 타자였다. 그는 올 시즌 85경기에 출장해 13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리그 홈런 순위 공동 6위에 해당한다. 외국인 타자 중에 피터스보다 홈런을 많이 친 타자는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17홈런, 3위) 뿐이다.

확실한 장점에도 단점이 너무 치명적이었다. 피터스의 장타율은 0.402였지만, 출루율은 0.299에 불과했다. 타율 역시 2할2푼8리로 저조했다. 안정적인 외야 수비를 보여줬지만, 지금의 공격력으로는 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전반기를 6위로 마쳤다. 막판 4연승을 달리면서 5강에 대한 불씨를 다시 살렸다. 아직 5위 KIA 타이거즈와 4경기 차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 외국인 타자 교체 결단 역시 이런 배경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터스는 올 시즌 벌써 10번째 퇴출되는 외국인 선수다. KT 위즈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5월 중순에 부상이 있었던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 타자 헨리 라모스를 내보냈고, 대체 선수를 빨리 영입했다. 뒤이어 LG 트윈스가 리오 루이즈를 퇴출했다. 한화 이글스 역시 외국인 투수 2명(닉 킹험, 라이언 카펜터)을 모두 교체했다. 한화는 신규 선수가 아닌, 둘 다 지난해에 이어 재계약에 성공한 선수였다는 점에서 실망감이 더 컸다. 사실상 외국인 투수 2명이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는 KIA 타이거즈도 고심 끝에 로니 윌리엄스를 돌려보냈고, 선두 SSG 랜더스도 부진한 케빈 크론과 이반 노바를 최근 퇴출했다. 두산 베어스는 무려 지난해 정규 시즌 MVP인 아리엘 미란다를 내보냈다. 여기에 롯데가 피터스를 방출하면서 올 시즌 개막을 함께 맞았던 10개 구단 총 30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10명이 짐을 싸게 됐다.

그만큼 올 시즌 외국인 선수의 성적에 따른 구단별 희비가 예년보다 극명하다. 타자 중에서 돋보이는 선수는 피렐라와 KIA 소크라테스 브리토 정도다. 소크라테스가 지난 2일 김광현의 공에 맞아 코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으면서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제 몫'을 하고 있는 타자는 피렐라 뿐이다.

4시즌째 두산과 함께 하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역시 3할 타율은 유지하고 있지만, 영양가는 전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메이저리거' 야시엘 푸이그(키움)도 부상 등의 이유로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투수 성적도 좋은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희비가 극명하다. LG만이 플럿코와 켈리 둘 다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고, 나머지 팀들은 그렇지 못하다. 선두 SSG 역시 윌머 폰트가 압도적이지만 나머지 한자리에 대한 아쉬움이 공존한다. NC 다이노스도 드류 루친스키와 달리 웨스 파슨스가 2개월 넘게 부상 재활 중이다. NC는 일단 파슨스를 교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농사 결과에 따른 편차가 큰 상황에서 여러 의견도 나온다. 특히나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투수들을 최대한 보유하려고 하는데다,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치르지 못한 여파까지 겹치면서 대체 외국인 선수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교체를 하더라도 성공을 확신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줄곧 미국 시장만 검토하던 구단들이 대만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것도 같은 이유다. 또 실패 사례가 잇따르자 신규 외국인 선수 계약시 100만달러 상한선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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